매일신문

'모바일 쇼핑혁명'…상품비교 '똑똑' 결제는 '답답'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등장은 사람들의 쇼핑 행태까지 바꿔놓고 있다. 아이폰을 이용해 제품 뒷면에 나와있는 바코드를 스캔하면 제품명·사진과 함께 최저가 판매 사이트를 알려준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등장은 사람들의 쇼핑 행태까지 바꿔놓고 있다. 아이폰을 이용해 제품 뒷면에 나와있는 바코드를 스캔하면 제품명·사진과 함께 최저가 판매 사이트를 알려준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스마트폰 확산으로 '모바일 쇼핑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스마트폰 전용 쇼핑몰이 속속 문을 열고 있고, 바코드 스캔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가격비교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직 스마트폰 결제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즉시 구매는 불가능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물건을 검색하는 등 쇼핑을 즐기고, 가격비교와 제품 사용 후기 검색 등을 통해 제품의 가격과 질을 꼼꼼히 따지고 있다.

◆시와 때를 가리지 않는 알뜰쇼핑 고수

최근 백화점에 목욕제품을 사러 갔던 직장인 이주연(29·여)씨. 아이폰을 꺼내들고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는 순간 그냥 보디로션을 내려놓고 말았다. 7천원 정액의 동일한 제품이 인터넷에서는 2천980원에 판매되고 있었던 것. 배송비 2천500원을 감안한다고 해도 1천500원이나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씨는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줄 몰랐는데 앞으로는 인터넷 구매를 애용해야겠다"며 매장을 나섰다.

현재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공짜로 내려받을 수 있는 '에그몬'(EggMon)이나 '쿠루쿠루'(QrooQroo) 프로그램은 바코드나 바코드의 일종인 QR코드를 인식해 최저가 판매 사이트를 검색해준다. 제품사진과 함께 최저가 안내, 그리고 관련 제품 판매 사이트들이 한꺼번에 보여지는 방식으로 사용 또한 간편하다.

아이폰이 바꿔놓은 쇼핑 혁명은 의류 매장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학생들은 매장을 돌아다니다 마음에 드는 의류나 잡화를 발견하면 'G마켓'이나 '오픈마켓'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 곧장 최저가 가격을 확인한다.

고교생 김준영(17)군은 "예전에는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을 만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모델명을 불러주고 최저가를 비교했었지만 아이폰을 사용한 뒤에는 그런 번거로움이 없어졌다"며 "매장에서 즉시 비슷한 종류와 가격대를 검색해볼 수 있어 편리하다"고 했다.

가전제품 구매 역시 스마트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인터넷 접속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품의 사용 후기 등을 꼼꼼히 비교한 후 구매하는 실속 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 주부 강모(47)씨는 "예전에는 매장에 들러 원하는 제품을 눈여겨본 뒤 집에 가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상품평과 가격 등을 확인하고 재차 매장을 찾아야 했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세탁기를 교체할 때는 아들이 바로 옆에서 즉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품의 장단점을 이야기해줘 편리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고 했다.

◆빠르게 확산되는 스마트폰, 하지만…

국내에 보급된 스마트폰은 150만대.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모바일 쇼핑'이 앞으로 유통업계를 선도할 새로운 쇼핑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안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300만대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며 "쇼핑과 관련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 전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G마켓과 오픈마켓은 이미 애플리케이션을 내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인터파크 역시 2일부터 QR코드를 인식하는 아이폰 어플을 통해 할인쿠폰 제공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른 종합 쇼핑몰들과 홈쇼핑 채널도 모바일 프로그램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구찌와 샤넬, 펜디 등 명품브랜드 역시 앞다퉈 애플리케이션을 내놓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새로운 신상품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쇼핑은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통장과 은행 입금 방식으로 제한돼 있어 이용에 한계가 있는 실정인 것.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스마트폰 전자금융 안전대책'은 기존 인터넷 쇼핑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서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반으로 한 '액티스 X'시스템과 공인인증서를 반드시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스마트폰은 공인인증서를 이용할 수 없어 정부가 제시한 기준대로라면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없는 상황인 것.

아이폰 사용자 현모(33)씨는 "외국에서는 이미 스마트폰이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런 어이없는 정책에 가로막혀 불편을 겪어야 하는 거냐"며 "정부가 빨리 스마트폰 결제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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