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적을 만드는 독서' 현실이 되다

경산 봉황초교, 독서교육 성과…경북도 독후감 수상자 절반 차지

'독서는 기적을 낳는다.'

경산 진량읍 봉회리 봉황초등학교(교장 서영기) 정문에 붙은 플래카드의 글귀이다. 이 학교가 이런 구호를 주창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08년 9월 이전, 개교(종전 신상초교)한 이 학교는 규모나 시설 면에서 전국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도서관을 갖추고 있다. 학부모 70여명이 방학도 없이 연중(공휴일 제외) 도서 수집을 비롯해 정리'반납'대여'독서지도'청소 등 사서 도우미로 나서면서 다른 학교에서는 엄두도 못 낼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경북도교육청교육정보센터에서 운영하는 'e-독서친구'의 독후감 수상자를 1월에 5명 등 매달 여러명씩 배출하고 있는 것. 경북도 전체에서 매달 학년별로 10명을 뽑는 수상자 중 절반을 차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에는 1학년 홍성윤, 2학년 신나영, 4학년 김수현'최예리, 5학년 김주한 등 40명이 독후감을 잘 써 'e-독서친구'에 포함됐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경산시교육청이 경산시내 29개 초등학교를 대상(3~11월)으로 'e-독서친구' 수상 실적을 조사한 결과 봉황초교가 전교생 1천364명 중 1천333명(97.7%)이 사이트에 가입, 무려 1만1천153건의 독후감을 올려 34건이 1등으로 뽑혔다. 또 학생 2명이 'e-독서친구' 수상자로 결정되면 담임이 받게 되는 '지도자상'을 받은 교사도 여러명이다. 이 학교는 이제 다른 학교와의 경쟁보다 교내 학생들 간 경쟁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어머니회에서는 연간 2회 도서기증 운동을 벌여 2천여권의 도서를 추가 확보한 것은 물론 출판사와 함께 '도서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으로 신간 도서를 구입하는가 하면 서점과 인터넷보다 더 싼값에 도서를 구입하는 기회를 학부모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e-독서' 리스트 책을 포함해 1만5천권의 장서를 갖춘 이 학교 도서관은 교사 3, 4층에 내부 계단을 설치해 만든 교실 7개 크기로, 하늘이 보이는 중앙정원까지 배치해 학생들이 늘 따사로운 햇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틈만 나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퇴근 후 시간이 나면 이곳을 찾아 함께 책을 읽는 아버지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학교 도서관이 학부모는 물론 마을 전체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학부모회장 겸 사서 도우미회장인 이미숙(43)씨는 "올해는 도서관내에 'e-독서' 코너를 별도로 만들고 '월별 테마가 있는 도서관'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책'이라는 주제로 모이다 보니 가정도 화목해지고 아이들의 얼굴에도 늘 웃음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서영기 교장은 "독서는 평생교육의 시작이자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의 독서 활동에 치중할 수 있도록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여건을 만든 결과"라고 말했다.

경산'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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