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철우의 공연 찍어 듣기] 스승과 제자 '2인 2색' 피아노 선율

·19일 / 떼아트르 분도, 김효준 피아노독주회

·25일 / 우봉아트홀, 이청행 피아노독주회

지난 글에서 전국 최초의 재즈합창단으로 소개하였던 얘노을 재즈싱어즈의 창단 연주회를 다녀왔다. 이 연주회는 대구의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상임지휘자 요한 루즈(Johan Rooze'네덜란드)의 지도력과 음악성이 돋보인 음악회였으며, 합창단의 연주는 아직은 다소 재즈에 자유롭지 못한 어색함이 있었으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였다. 앞으로도 루즈 교수의 수고가 대구의 재즈 음악 발전에 푸른 꿈을 갖게 하겠다는 생각과 재즈 마니아들을 기쁘게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다소 진행상의 오류가 있었던 점에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청중들 한 사람, 한 사람을 VIP로 모시는 낮은 자세로 충분한 자기 반성과 내부적 극기의 과정을 거쳐 성숙한 문화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명품 문화도시' 대구의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율적이며 이상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관(官) 주도 문화 정책의 공백을 비롯해 아직도 해결해야 할 어려움이 여러 분야에서 느껴지고 있지만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는 일상의 문화예술 장르가 넓어지는 것은 매우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19일 떼아트르 분도에서는 김효준의 피아노 독주회가 열리고, 25일 우봉아트홀에서는 이청행 피아노 독주회가 열린다. 김효준은 경북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곧 독일로 유학을 떠날 젊은 음악가이다. 강중수, 김경임 교수와 이청행 교수를 사사한 바 있는 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이유는 대구 출신으로서는 드물게 중앙의 유망주들에 견줄 만한 남성 피아니스트로서 담력과 힘, 재능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경향신문, 연합신문 콩쿠르, 세광음악콩쿠르를 비롯한 다양한 콩쿠르에서 대상과 특상을 수상하였고, 말레이시아의 타투(Tattoo) 축제 참가를 비롯하여 독일 뮌헨 시립박물관과 베르너 벡베르트박물관 초청 연주, 해군 군악대의 환태평양 순회 연주, 그리고 국제적인 마스터클래스 참여를 통하여 이미 음악의 길을 위한 상당한 국제적 경험을 쌓았다. 이번 독주회는 독일 유학을 앞두고 자신의 음악을 정리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대구지역 예비 음악가들 사이에 이미 상당히 알려져 있을 만큼 관심의 대상이기도 해서 성과가 기대된다. 베토벤과 바르톡의 피아노 소나타를 비롯한 상당히 무게감이 있는 작품들이 연주될 예정이다. 특히 필자의 입장에서는 순수 대구 출신 연주가들의 세계 도전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25일 우봉아트홀에서 독주회를 갖게 되는 피아니스트 이청행 교수는 계명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은퇴하였으며, 대구의 피아노 음악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대표적 원로 음악인 중 한 분이다. 이미 노령이지만 음악가의 길이 아직 끝나지 않음을 보여주는 일면이 후배 음악인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듯하다. 제자인 김효준과 불과 6일 사이에 무대를 여는 것이 미리 약속된 일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이 두 음악회를 통해 예술가의 청년기와 노년기를 느껴보는 음악적 흥미에 젖어볼 수 있을 듯하다. 한 젊은 음악가의 무한한 가능성을 격려하면서 한 노 피아니스트의 수고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을 음미해 봄이 어떨까?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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