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0 6·2地選 격전지] ⑧ 안동시장

金시장 불출마로 승기 잡았던 권영세, 이동수 복병에 당혹

안동은 차분했다. 안동시장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김휘동 안동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방선거의 열기와 관심도 동시에 떨어지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이 전했다. 시민들은 "최대의 격전지였던 안동이 김 시장의 불출마로 파장 분위기로 흐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시장의 불출마로 오히려 운신의 폭이 넓어진 안동시장 선거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표심을 얻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특히 큰 틀에서 정리되는 양상과 달리 김 시장을 지지하던 세력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해 흩어지는 과정에서 지역의 정치 주체들 사이에 치열한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더 복잡해진 구도

안동은 선거에서 씨족의 영향력이 크다. 안동 김씨와 안동 권씨의 움직임이 선거 국면마다 큰 변수로 작용해 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 같은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림 국회의원이 안동 김씨이고 한나라당 예비후보 중 권영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안동 권씨이다. 이 때문에 김 시장이 불출마하면서 권 전 부시장이 유리해졌다는 분석에 이의가 별로 없다. 특히 김 시장 불출마 이후 권 전 부시장에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대표적으로 공무원들이 권 전 부시장에게 '줄서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권 전 부시장이 과거 안동시 부시장으로 재직한 인연도 공무원의 쏠림 현상에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동수 전 안동상공회의소 회장이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미묘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총선에서 김광림 국회의원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고, 김휘동 시장과 공동으로 (재)안동축제관광조직위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김 의원과 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김 시장과의 남다른 인연을 내세우고 있다. 성균관 청년유도중앙회장을 맡고 있어 유림계의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김 시장 지지 세력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시장의 지원과 관련해서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김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 존경받는 지역 원로로 남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어 이번 선거에서 특정인을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김 시장을 지지했던 세력의 일부가 이 전 회장을 지지할 수는 있지만 이는 김 시장의 의사와 무관하다는 해석이다.

어쨌든 행정고시 출신이라는 경력과 선거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해온 문중의 지원을 등에 업은 권 전 부시장에 맞서 이 전 회장은 '김 의원과 김 시장이 나를 지지한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출사표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한 권 전 부시장은 경험과 경륜을 내세우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영양군수와 안동시 부시장,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거친 안정감을 자랑한다. 그는 "안동의 문화적 가치를 현대에 맞게 발전시키면서 지역의 소득 증대로도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시장이 8년 동안 안동을 잘 이끌었고, 지역의 원로로 모시겠다"며 "김 시장의 업적이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이 전 회장은 지역 토박이론을 내세웠다. "안동에서 태어났고, 줄곧 생활을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안동을 잘 안다"며 "안동을 세계의 유교중심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약사 출신인 안원효 전 경북도의원도 예비후보 등록을 통해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무소속 예비후보인 남규덕 전 안동경찰서장은 미래희망연대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남 전 서장은 "고향인 안동을 잘 사는 지역으로 바꾸고 싶다"며 "기업하기 좋은 지역 기반을 조성해 젊은 사람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동은 과거부터 씨족 선거 양상으로 전개된 탓에 씨족 간 골이 깊다"며 "지역을 화합시키겠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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