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분 더 뛰자" K-리그 박진감 더해졌다

14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대구FC-전남 드래곤즈전에서 대구의 수비수 양승원과 방대종이 잇달아 경고를 받았다. 후반 20분 페널티킥이 주어지자 억울함을 호소하며 항의하다 경고를 받은 것. 심판은 페널티킥이라는 예민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항의가 길어지자 양승원에게 옐로카드를 내밀었고, 이에 방대종이 다시 어필하자 바로 또 경고를 줬다.

또 후반 앞서가고 있던 전남의 염동균 골키퍼가 골킥 상황에서 시간을 끌자 주심은 바로 휘슬을 불며 쫓아가 킥을 재촉했고, 골키퍼는 곧바로 공을 처리했다.

올 시즌 K-리그 그라운드가 달라졌다. 선수들이 빨리 움직이면서 경기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올 시즌부터 시행하고 있는 '5분 더' 제도 덕분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올 1월 프로축구 감독 및 단장 간담회를 통해 '데드타임을 5분 줄이고 실제 경기에 뛰는 플레잉타임을 5분 더 늘려 팬들과 5분 더 만나는' '5분 더'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로 했다.

실제 '5분 더' 제도 시행 후 경기가 더욱 박진감 있고 빨라졌다. 심판들은 반칙이 일어나면 지체 없이 경고를 주고, 선수들이 항의하면 단호하게 돌려보내고 곧바로 경기를 속행한다. 항의가 길어지면 망설임 없이 옐로카드를 꺼낸다. 이러다 보니 파울성 거친 플레이가 줄어들고 반칙에 항의하는 선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선수가 넘어져도 웬만해선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고 그대로 진행시킨다.

특히 공격 위주의 경기 운영이 눈에 띈다. 수비의 '밀고 잡는' 등의 행위에 대해 엄격히 룰을 적용하다 보니 경고 수는 늘었지만 이를 의식한 수비수의 반칙 수는 오히려 줄어 경기 진행이 더 빠르고 재밌어졌다. 이에 따라올 시즌 경기당 득점이 3.3골이나 된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이 제도 시행 후 경기시간은 5분 정도 늘었다. 지난해 국내 프로축구 평균 경기시간이 50~55분 정도였는데 시행 후 평균 58분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가장 빠르고 재밌었던 베스트 경기의 57분보다도 더 길다. 올 들어 실제 경기시간이 60분 넘는 경우도 6, 7경기나 된다. 이는 세계에서 실제 경기시간이 가장 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평균 60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프로축구연맹 박용철 홍보마케팅부장은 "축구에서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는 득점인데 '5분 더' 프로젝트 시행으로 공격적인 축구가 가능해졌고, 골도 많이 터져 팬들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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