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이병철 선생의 동상이 생기고 난 뒤 사람들의 왕래가 부쩍 는 것 같아요. 공연이 없는 날에도 많이 찾아와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동상을 꼭 만져본 뒤 돌아가요. 사람들은 "곧 부자가 될 느낌"이라며 좋아하더군요.(대구오페라하우스 직원)
#비가 온 뒤엔 동상에 이끼가 낄 수 있어 손질을 하거나 청소를 하러 거의 매일 동상을 찾아요. 근데 얼마 전부터 호암 선생 동상 발 옆에 수북이 쌓인 동전 치우는 것이 일이 됐어요. 부자 되려고 우리나라 최고 부자에게 동전을 바치며 비는가 봐요.(호암 동상 제작한 김규룡 작가)
지난달 삼성 창업자 호암 이병철 선생의 동상이 야외광장에 세워진 이후 달라진 대구오페라하우스 풍경들이다. 호암 동상 하나가 공연이 없는 날에도 사람들의 발길을 오페라하우스로 향하게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호암 동상에 '거부(巨富) 스토리'를 입혀 관광명소 조성(본지 5일자 1면 보도)하기로 한데 이어 지역에 흩어져 있는 '삼성의 흔적'들을 한데 묶은 관광 패키지 상품 개발에 나섰다. 세계적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발원지가 대구인 것을 지역의 취약한 관광산업에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시가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삼성의 흔적은 호암 동상을 비롯해 ▷내년 2월 삼성기념공원으로 바뀔 중구 인교동 옛 삼성상회 터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생가 ▷옛 제일모직 본관과 기숙사 건물 ▷호암로(오페라하우스~홈플러스) 등이다.
이를 위해 시는 12일 지역 여행사 대표 4명과 대학생, 관광 관련 전문가,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 등 20여명으로 '삼성 관광지 투어단'을 구성, 대구시내에 삼성과 연관된 공간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생가가 있는 경상남도 의령을 답사하고 돌아왔다. 시 관계자는 "삼성의 흔적들은 대구가 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보물인 만큼 이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자는 의견이 많다"며 "투어단의 답사 보고서와 아이디어를 공유해 경쟁력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 삼성 흔적의 관광명소화를 위해 삼성그룹 측과 협의를 병행할 방침이다. 1997년 철거된 목조 4층 규모의 옛 삼성상회 건물 복원과 호암 동상에 입힐 스토리텔링 작업, 관광 패키지 상품에 포함될 삼성의 재산 활용 등에 대해 삼성의 협조를 최대한 얻겠다는 것이다.
남동균 대구시 정무부시장은 "최근 삼성 측이 옛 삼성상회 터에 들어설 삼성기념공간 디자인을 그룹 차원에서 다시 그리겠다고 통보해오는 등 그룹 발상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제대로 된 삼성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삼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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