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1)고나우 여행사 '강구물회'

30년 한결같이 싱싱한 회'초고추장 맛 일품

인생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인 식욕(食慾)을 맘껏 누리며 사는 것도 행복한 삶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점심 식사와 저녁 회식이 고민이다. 아침과 저녁 식사는 집에서 입맛에 맞춰 하지만 밖에서 먹는 점심과 회식 장소를 결정하려면 언제나 "오늘 어디 갈까?"를 서로에게 묻게 된다. 특히 '영식이'(하루 한끼도 집에서 안 먹는 사람)들은 매일 3번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침은 간단하게, 점심은 날씨를 고려해서, 저녁은 즐겁게 먹을 사람과 함께 등 원칙을 정해 보지만 어디서 뭘 먹을지에 대한 고민에서는 매번 벗어날 수 없다.

이러다 보니 직장인들은 회사 근처 식당들을 구석구석 탐방하며 맘 편하고 맛 좋은 단골집을 찾게 된다. 아무리 고민해도 참신한 대안이 없을 때 "에이~ 거기 갑시다"라고 외치는 바로 '거기'가 단골집이다. 직장인들이 고민 없이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단골집들은 어떤 맛으로 손님들을 사로잡는지, 이번주부터 탐방을 시작한다.

옛 중앙파출소 맞은편에 위치한 고나우 여행사의 단골 회식집은 대구 남구 이천동에 있는 '강구물회'다. 30년 전통의 물회 전문식당으로, 백영애 대표의 시어머니인 이말여씨가 30년 동안 직접 미주구리회와 한치회 등 주 요리의 맛을 내고 있다.

동해에서 가져온 싱싱한 횟감에다 30년을 사랑받아온 초장맛이 일품이다. 회에 초장맛이 쏙쏙 묻어나 맛을 더해준다. 특히 여름에는 이보다 더 좋은 메뉴가 없다. 밥과 물회가 한몸이 되도록 마구 비빈 뒤 차가운 물과 얼음을 넣어 먹으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약간의 매운맛에 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 뒷맛도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편이다.

10일 고나우 여행사 직원들이 저녁 회식을 위해 찾은 강구물회. 서영학 대표를 비롯해 권정택 이사, 최정호 차장, 백은미 과장, 곽희숙 대리, 이정숙 주임, 김진희 주임 등 전 직원이 참석했다. 예약을 해놓았기 때문에 앉자마자 주 메뉴인 미주구리'한치회를 비롯해 각자 먹을 식사까지 일사천리로 나왔다. 미주구리회는 중(中)자가 1만5천원, 대(大)자가 2만원이다. 3만원에서 3만5천원이면 7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 각자 식사는 6천원이면 맛나게 먹을 수 있다. 과메기 술 안주는 서비스다.

"왜 이곳이 좋으냐"고 물으니 곽희숙(27) 대리는 "어머니가 해주는 것처럼 맛이 좋을 뿐더러 미주구리회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다이어트 식품이라 더 좋다"고 말했다. 5년 동안 회식 때마다 드나들다 보니 혼자서도 찾는 단골이 됐다는 백은미(28) 과장은 "한달에 두 번 정도 회식을 하는데 별다른 일이 없으면 강구물회로 가는 데 동의한다"며 "미주구리회를 먹으면 자꾸 소주가 당기고 적당히 취하면 회식 분위기도 무르익는다"고 했다.

이 식당을 단골집으로 정한 서영학(47) 대표는 "30년 동안 한 동네에서 한 종목으로 장사를 해왔으니 믿음이 가고, 갈 때마다 한결같이 싱싱하고 맛있는 미주구리회를 맛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강구물회 백영애(44) 대표는 "고나우 여행사가 매달 찾아주니 고맙고, 회식 때는 더 신경을 쓰는 편"이라며 "직원분들이 맛있게 먹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장사하는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30년 동안 한결같이 영업해 온 강구물회 식당은 매주 일요일에 쉰다. 053)476-4255.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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