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미혼모 쉼터에서 만난 10대들

"뒤늦은 후회라서 더 고마운 새출발"

미혼모들이 뜨개질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미혼모들이 뜨개질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제 꿈은 CEO예요."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에 위치한 홀트아동복지회 사랑뜰에서 만난 올해 17세 된 한 미혼모의 대답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어려보이는 이 여성을 대면하자 그동안 겪었을 일들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잠시, 당당한 포부와 CEO라는 멋진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생활한 지 한 달여쯤 된 이예슬(가명·16)양은 "사랑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중 POP, 뜨개질, 천연비누 만들기, 행복재봉틀, 기체조 등 태교에 좋은 수업을 빠지지 않고 꼼꼼히 들으려 노력한다. 특히 곧 다가올 검정고시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검정고시 준비반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다"며 뒤늦은 후회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위해 학업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작년 9월에 문을 연 대구 미혼모자시설 사랑뜰은 크게 미혼부모지원사업과 입양복지사업, 아동복지사업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미혼모들의 산전, 산후 관리는 물론 아이를 좋은 가정에 입양시키기를 원하는 미혼모들을 위해 입양 연결까지 통합적인 관리시스템을 통해 준비되지 않은 임신, 출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혼모들을 지원해주고 있다.

미혼모들의 교육 프로그램엔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 봉사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혼모들이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과 함께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던 미혼모들을 위해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검정고시 준비반 수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사랑뜰 원장 황운용씨는 "우리 사랑뜰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한, 자원봉사자들과 여러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모두가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또한 달서구 드림스타트센터의 도움으로 미혼모들의 건강관리와 퇴소 후 자립을 위한 교육을 해주는 등 미혼모들의 복지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며 여러 도움을 주는 분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글·사진 김서정 시민기자 lyricv@naver.com

도움: 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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