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혈액 몇 방울로 암(癌)을 예진(豫診)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바이오센서연구팀은 혈액, 침 등의 체액 속 각종 성분을 정확하게 분석해 간암, 전립선암,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유무나 진행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반도체 바이오센서 칩과 리더기'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짝으로 결합하는 항원과 항체의 특성을 활용해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심근경색의 경우 발생시 반드시 혈액 속에 발견되는 단백질 항원이 있다. 또 이 단백질 항원에만 결합하는 항체가 있다. 따라서 심근경색의 항원에만 결합하는 항체를 반도체에 부착하고 추출한 혈액을 바이오센서에 흘려 주면 심근경색이 발병했는지를 항원과 항체의 결합으로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 반도체 바이오센서를 암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암 발병 자체를 진단할 수준은 아니지만 발병 가능성 정도는 알려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 바이오센서에 혈액 몇 방울을 흘려 검사한 결과, 암 발병 가능성이 일정 수치를 넘었다고 알려 주면 병원에 가서 정밀 검진을 받으면 되는 식이다.
이번 ETRI의 연구결과는 바이오센서 최정상급 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이달 15일자에 실렸다. ETRI가 개발한 반도체 바이오센서는 반도체 양산공정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저가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차세대 바이오센서 기술경쟁에서 우리나라가 한발 앞서게 됐다고 ETRI는 기대하고 있다.
ETRI 바이오센서연구팀 성건용 팀장은 "소형 바이오센서처럼 현장에서 바로 병을 진단할 수 있는 의료기기 시장이 올해 유럽에만 2억9천만달러(약 3천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암 이외에도 단백질이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질병으로도 활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어 기대효과는 더 크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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