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이 올 들어 4조원(누적 기준)에 육박하면서 1,680선을 넘어선 코스피지수를 외국인들이 더 끌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12일부터 18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1조6천529억원에 이른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11일을 제외하고는 줄곧 매수 우위를 보였다. 특히 8일과 17일에는 순매수 금액이 각각 5천70억원과 6천60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18일 현재 3조2천350억원이며 올 들어 누적 순매수 금액은 3조8천820억원으로 4조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대형 IT종목에 집중
외국인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 IT주였다. 지난 5일 동안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로 2천891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이닉스는 2천321억원을 순매수해 2위에 올랐고, LG디스플레이가 뒤를 이었다. NHN도 시가총액은 적지만 순매수 6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장을 주도한 만큼 외국인이 주도적으로 매수한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했다. 5일간 삼성전자가 2.44% 올랐고 하이닉스도 3.46% 올랐다. LG디스플레이는 9.38% 뛰었다. 반면 금융주는 부진했다. 외국인들은 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한생명을 608억원 순매도하면서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얻은 차익을 실현했다. 다음으로 KB금융이 48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바이 코리아 당분간 지속될 듯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더 '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내외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우호적인 여건들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
우선 올 6월 국내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외국인들의 선제적인 매수세가 나타났다. MSCI에 편입될 경우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들어오고, 특히 대형주가 수혜주로 부상할 수 있다.
또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에 1천100원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국인들이 '사자'에 나섰다는 것이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30~40% 증가하는 등 기업 실적 개선도 호재다.
중국 정부가 투기 목적의 핫머니 유입을 막기 위해 외환거래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따라 한국으로 자금이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신용등급 평가를 위해 방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투자적격 등급인 'A2'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긍정적이다.
박구락 삼성증권 대구법인지점장은 "외국인의 매수 기조는 바로 꺾이지 않고 당분간 연장될 것"이라며 "단기 차익을 실현하기보다는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편승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를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장은 "잠시 국내 증시에 외국인들의 입질이 들어온다고 해서 성급한 기대감은 금물"이라면서도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인 만큼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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