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가 140여 년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프랑스의 자크 랑 의원은 파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외규장각 도서 반환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경제 주요20개국 회의에 참석하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랑 의원은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자 현 사르코지 대통령 때의 대북특사를 지낸 거물급 인사여서 말의 신빙성이 높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은 지난 1993년 김영삼 대통령과 미테랑 대통령이 합의한 사항이었다. 그러나 프랑스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어 프랑스 법원은 약탈 문화재임을 인정하고도 한국의 문화단체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이는 국가 간 신의를 깨고 양심을 저버린 행위와 다름없다. 하지만 이제 반환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정부는 최선을 다해 이 문화재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참에 일본이 약탈해 간 문화재 반환 문제도 공론화해야 한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강탈한 뒤 정부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우리 문화재를 빼돌렸다. 문화재청은 공식적으로 6만 1천409점이라고 집계하고 있지만 일본 도록에만 10만 점이 실려 있다고 한다. 알려지지 않은 민간 소장품까지 추산하면 30만 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부는 모든 외교, 민간 채널을 동원해 약탈 문화재에 대한 정확한 목록을 만들고, 반환 노력을 해야 한다. 지난 1일,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강탈 문화재에 대한 반환과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지만 일회성 발언에 그쳤다. 약탈 문화재 반환에 관한 한 정부와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첫 출발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