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지역 교통의 요충지인 영주는 '전운'이 감돌았다. 한나라당의 후보 공천 작업에 맞서 지역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비한나라당 인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었다. 영주는 국회의원과 시장이 모두 영주 출신 서울 사람이므로 토착 세력들 사이에서 반감이 있어 보였다. '시장은 지역에서 성장한 인물이 돼야 한다'는 토박이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 실제 이들은 물밑에서 활발한 '합종연횡' 논의를 하고 있었다. 선거의 구도를 결정지을 한나라당 공천권을 쥐고 있는 장윤석 국회의원은 공천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장윤석 대 권영창 대결?
이번 영주시장 선거는 2년 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맞대결을 벌인 장 의원과 권영창 전 영주시장 간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장 의원이 내세울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권 전 시장이 별도의 후보를 물색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장 의원과 권 전 시장은 지난 총선 이후 서로 상대방을 고소·고발하면서 관계가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영주에서는 두 사람을 염두에 두고 여러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장 의원이 공천할 '한나라당 후보'와 권 전 시장이 내세울 '친박 토박이 연합 후보'간 대결구도가 될 것이란 분석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양측이 내놓을 해당 인물이 누구냐는 것이다. 유력한 '설'이 김주영(62) 현 영주시장과 장욱현(53) 전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간 대결이다. 장 의원이 김 시장을 재공천하고, 장 전 원장이 한나라당을 박차고 나와 권 전 시장과 손을 잡는 구도다. 한나라당에서는 이 구도를 우려하고 비한나라당 측에서는 승산이 있을 것이라며 성사를 위한 노력을 쏟고 있다.
권 전 시장은 이 같은 구도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원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바라면서도 영주시장 후보 공모에 선뜻 나서지 않는 이유도 이 같은 구도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 전 원장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는 것이 첫 번째 과제지만 여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구도가 현실화 되기에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김 시장이 경쟁자를 물리치고 공천을 받고, 장 전 원장이 탈당해야 한다. 반대로 장 전 원장이 공천을 받으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최영섭(45) 정책개발연구소장, 장대봉(57) 전 영주경찰서장 등이 공천을 받을 경우에도 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내가 적임자"
김 시장은 대안부재론을 내세우며 한나라당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그는 "영주를 고품격 도시로 만드는 기반을 확실히 구축했고,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재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여론이 좋다"며 "다른 후보들은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뜨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 전 원장은 발로 뛰는 행정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대구경북중소기업청장과 대구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발로 뛰는 행정을 통해 해답을 찾는 방법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지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경제특보 겸 산업화 분야 공약 팀장을 맡은 전력이 있다.
최영섭 정책연구소장은 "지방정치는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시장을 맡아야 한다"며 "김 시장은 '외지인'이고 4년 전의 공약이 허언으로 드러났다. 당 공천을 두고 김 시장과 내가 경합을 벌이고 본선에서 장 전 원장과 맞붙을 것"이라고 했다.
장대봉 전 영주경찰서장은 "과거 영주의 명예를 되찾겠다"며 "마지막 봉사를 고향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여러 주민들이 도와주고 있어서 공천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조훈(60) 영주시재향군인회장은 "잘 사는 영주를 만들겠다"며 "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사철(56) 전 영주시의원도 시장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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