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업(Hip Up)은 요즘 대세.'
'힙'에 대한 인식이 180도 바뀌고 있다. 30, 40년 전만 해도 엉덩이가 펑퍼짐해 아기 순풍순풍 잘 낳고 성격 원만하면 훌륭한 며느리감으로 여겼다. 21세기가 시작되고 딱 10년이 더 지난 지금 어떤가? 아래로 처지고 솥뚜껑처럼 큰 엉덩이는 비호감의 대명사로 꼽힌다. 더불어 탄력있는 '힙' 자체가 건강한 몸의 상징이자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신체의 강력한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멋진 엉덩이를 가진 연예계 스타들은 힙 열풍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섹시 몸매의 대명사인 영화배우 제시카 고메즈는 "내 몸매의 매력 포인트는 힙과 허리"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영화배우이자 CF 스타 전지현과 하지원 가운데 누가 진정한 '힙 미녀'인지 성형외과 원장들 사이에 논쟁이 될 정도다. 이에 질세라 남성 스타들도 가세하고 있다.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시아준수와 바람의 파이터라 불리는 이종격투기 추성훈 선수는 똑같은 멘트를 했다. '내 매력 포인트는 업된 엉덩이다.'
굳이 연예계가 아니라도 보통의 남성들이 여성들의 뒤태를 감상할 때 가장 먼저, 가장 오래 시선을 두는 곳이 힙이다. 이를 의식해 힙 관리와 패션에 공을 들이는 여성도 적잖다. 이 시대 '힙'의 의미에 좀 더 다가가 보자.
◆'힙 업', 건강한 체형과 바른 보행의 상징
젊은 여성들이 많이 몰리는 대구 동성로. 지나는 여성들 중에는 언뜻 봐도 '짝 궁둥이' '처진 엉덩이'가 의외로 많다. 이는 체형 자체나 걸음걸이의 문제점과 직결된다. 동성로3가에서 여성을 위한 한방성형클리닉을 운영중인 정태선(33) 원장은 "팔자형으로 걷거나 'O'자형 다리를 가진 여성은 매력적인 힙을 가꾸기 어렵다"며 "지방 흡입술을 하지 않고 체형을 바꾸는 침 시술이나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체형 교정을 통해 매력적인 엉덩이로 변신하려는 여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인의 경우 볼륨 있고 탄력 있는 힙을 갖기가 힘들다. 한국인은 서양인과 달리 골반 구조 중 고관절 배열 때문에 90% 이상이 밋밋하거나 처진 힙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임신과 출산 이후에는 지방이 쌓여 운동만으로 '힙업'을 하기가 더 힘들어진다. 서울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하는 박원진 원장은 '힙업 성형'에 대해 "특수 제작된 실로 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내 직접 조직을 잡아당기거나 지방 흡입, 자가지방 이식 등을 통해 힙의 모양을 잡아주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힙에 대한 성형외과 의사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의학적인 시술에 의해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타고난 체형에다 바른 걸음걸이, 꾸준한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매력적인 힙을 가질 수 있다'로 모아진다.
◆일반인도 '힙'에 대한 관심 폭증
대구에 사는 대학생 김인성(가명·19)씨는 특별한 날도 아닌데 같은 대학 캠퍼스 커플인 여자 친구에게 최근 30만원이 넘는 최고급 청바지를 선물받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속된 말로 여자 친구가 김씨의 엉덩이에 꽂혔기 때문. 여자 친구는 데이트할 때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이 청바지를 입고 올 것을 권유하며, 조용한 곳(영화관, 한적한 공원 등)에서 엉덩이를 살짝살짝 만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씨는 "여자 친구가 내 엉덩이를 좋아하는 것이 싫지 않다"며 "지금까지는 내 엉덩이가 어떤 모양인지도 잘 몰랐는데 요즘은 내 매력 포인트는 힙이라고 자랑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일명 '엉짱 교수'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박지은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의 뒷태 사진도 인터넷에서 화제다. 서울대 출신 캐나다 유학파인 박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 체형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탄력있는 힙을 선보이며 대중 스타 반열에 오르고 있다. 박 교수는 "생활 속에서도 간단한 운동만으로 얼마든지 '업'된 힙을 가질 수 있다. 힙은 여성의 아름다운 S라인의 시작과 끝을 보여줌과 동시에 생리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위로, 건강과 직결된 곳"이라며 '힙 케어'를 강조하고 있다.
박은지 MBC 기상캐스터는 '엉덩이 패드'를 사용하지 않았느냐를 두고 곤욕을 치렀다. 박 캐스터는 "정확히 말씀드리면 그런 용품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그런 도구의 존재가 그저 신기하다"며 "트렌드에 따라 그 부위가 누군가에겐 장점이 되겠지만 저에겐 오히려 그 반대"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해프닝은 시청자들이 기상캐스트의 힙도 자세히 볼 만큼 힙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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