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입차 매장 '동대구路 시대' 열렸다

13개 업체중 11곳 이사…지역 부유층 밀집지역 시너지 효과

동대구로가 수입차 전시장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최근 이전한 폴크스바겐, 재규어·랜드로버, 크라이슬러 전시장.
동대구로가 수입차 전시장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최근 이전한 폴크스바겐, 재규어·랜드로버, 크라이슬러 전시장.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두산오거리로 이어지는 동대구로 일대가 수입차 전시장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수입차 전시장들이 잇따라 범어동과 황금동 일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구에 전시장을 열고 있는 13개 수입차 업체 중 11곳이 동대구로와 인근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동대구로로 'Go, Go'

수입차 전시장들은 최근 동대구로로 잇따라 자리를 옮겼다. 특히 전시장의 공간을 확대하고 다양한 편의시설과 서비스센터까지 갖추는 등 한결 고급화된 점이 특징. 재규어 랜드로버를 수입 판매하는 인타이어 모터스는 최근 동구 신천동에 있던 전시장을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으로 신축 이전했다. 연면적 1천255㎡(380평), 지상 3층 규모로 10대의 차량을 전시했다. 2층에는 와인바와 인터넷 카페 등 고객 편의시설도 갖췄다. 크라이슬러 공식딜러인 대경모터스도 지난달 전시장을 수성구 중동에서 황금동 어린이회관 인근으로 이전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대구 전시장 오픈을 계기로 크라이슬러와 지프, 닷지 등 개성이 강한 다양한 모델들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앞서 폴크스바겐 공식딜러인 지엔비오토모빌㈜도 수성구 두산동 두산오거리 인근에 1천㎡ 규모의 대형 전시장과 300㎡ 규모의 서비스센터를 갖춘 매장을 열었다.

이에 따라 수입차 매장 13곳 중 남구 대명동에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대구전시장과 동구 동대구IC 인근에 있는 푸조 대구시전시장을 제외한 11곳이 동대구로와 반경 1㎞ 이내에 밀집하게 됐다. 특히 수성구 중동에 있는 혼다코리아와 아우디, 동구 신천동의 BMW 매장을 제외하면 9곳이 동대구로와 접해 있다.

◆집적 효과 노려

수입차 전시장들이 한 지역으로 밀집하는 이유는 '집적 효과'를 노리기 때문이다. '통신골목'이나 '찜갈비골목'처럼 일정 지역에 한 가지 업종이 모여있을 경우 매출이 오르는 효과를 노린다는 것. 수성구에서도 범어네거리와 황금네거리 일대에 수입차 매장이 많은 이유는 주변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지역의 부유층이 몰려들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한 수입차 업체의 경우 다른 지역에 있을 때는 한 달 판매대수가 2, 3대에 불과했지만 동대구로로 자리를 옮긴 이후 20, 30대로 판매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수입차 전시장이 동대구로를 따라 들어서면서 고객들이 쇼핑하듯 쉽게 여러 매장을 방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대구의 강남'이라는 수성구의 경제력 있는 소비층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비용 부담에 무언의 압박도

그러나 업체들은 동대구로가 대구에서 가장 땅값과 임대료가 비싼 지역이다 보니 부담이 만만치 않아 내심 울상을 짓고 잇다. 다른 지역에 비해 최소 20, 30% 이상 고정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매출이 동반 상승하지 않으면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수입차 한국 본사의 압박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동대구로 인근에 고급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설립하라는 무언의 압력이 있다는 것.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본사는 수입차라는 브랜드 밸류가 있는 만큼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 투자와 고급화를 해주길 원한다"며 "'다들 옮겨가는 추세이니 따라 옮기라'는 은근한 압박이 들어오면 버티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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