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 40cm 골목길? 노보텔 인근 식당 가는길…

대구 중구 문화동 노보텔 인근의 Y식당 진입로는 폭 40cm에 불과하다. 이곳을 드나드는 손님들은 게걸음을 하며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 중구 문화동 노보텔 인근의 Y식당 진입로는 폭 40cm에 불과하다. 이곳을 드나드는 손님들은 게걸음을 하며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20일 낮 대구 중구 문화동 노보텔 인근 Y식당. 식당으로 가는 손님들의 걸음걸이가 어색하다. 옆으로 옆으로, 하나같이 게걸음을 하며 식당으로 향했다.

노보텔 정문 옆 도로에서 식당까지 10m 남짓한 진입로 폭은 고작 40cm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단골 손님들은 "전국에서 가장 좁은 골목길 아니겠느냐"며 불편함을 감수하고 식당으로 갔다.

Y식당은 1997년 지금은 노보텔로 변한 옛 밀리오레 공사장 인부들의 밥집으로 개업해 13년째 성업 중이다.

당초 폭 1.5m로 성인 2명이 어깨동무를 하고 다닐 정도로 넓었던 식당 골목길은 6년 전 1.1m 가량의 철제 울타리가 골목 양쪽에 들어서면서 손님들의 어색한 출입 풍경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식당 주인 S(65)씨에 따르면 이곳 철제 울타리는 2003년 생겼다고 한다. 1978년 이 집을 산 뒤 2003년까지 별 탈 없이 살아왔지만 바로 옆 건물 등을 A씨가 사들이면서부터 사정이 변했다.

S씨는 "A씨가 골목길 땅 일부를 무단 점유해 사용해왔다며 구획 조정과 함께 1천여만원의 부당사용료를 내라고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승소했다"며 "이후 A씨는 중구청에 건축허가 신청을 내고 철제 울타리를 설치, 가게로 통하는 골목길 폭이 줄어들게 됐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S씨는 A씨에게 식당 건물을 팔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S씨는 "토지소유자가 구청에서 건축허가를 받아 건물을 짓겠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인데도 5년째 울타리를 방치해 놓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