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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券 베팅' 시대 열린다…농수산부, 허용 방침

매주 토·일 하루 13경기…한경기당 10만원 제한

'아이고 숨차! 조금만 쉬었다 하자.' 21일 마지막 날 경기에 출전한 망개(왼쪽)와 럭키의 경기 도중 두 소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잠시 쉬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청도상설소싸움장이 올 9월쯤 개장에 성공해 관람객들이 경마나 경륜처럼 내기(베팅)를 하며 소싸움을 즐길 수 있게 될까?'

청도군 등이 경마의 마권처럼 우권(牛券)을 발행해 소싸움에서도 우승한 소를 맞히면 돈을 타는 베팅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권 발행 승인 업무를 맡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는 예정대로 진행되면 승인 절차를 거쳐 9월부터 소싸움에도 베팅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청도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갬블(도박) 사업을 목표로 하는 소싸움 전용경기장을 갖추고 있다. 좌석 1만1천245석 규모로 천장에 지붕이 달린 돔형 전천후 경기장을 민간사업자인 우사회가 건립해 31년 9개월 무상 사용권한을 갖고 있다.

청도군 관계자는 "갬블을 허용하는 전통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싸움장 개장 일정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사업시행계획을 개장 2개월 전에 농림수산식품부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소싸움도 흥행을 목적으로 하는 베팅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군은 소싸움장이 개장되면 우선 매주 토·일요일 경기를 열 예정. 경기횟수는 싸움소 보호와 우권 발행 대기시간 등을 감안해 하루 13경기로 잡고, 경기당 시간은 최대 30분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당 걸 수 있는 액수는 경마와 비슷한 10만원 정도로 제한할 전망이다.

베팅 방식은 ▷5분 내로 A소가 이긴다 ▷10분 내로 A소가 이긴다 ▷15분 내로 A소가 이긴다 ▷30분 무승부 등 승패와 시간대별 적중에 따른 배당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준비 중이다.

소싸움장 개장 관건은 청도군과 청도공영사업공사, 한국우사회 3자간의 막판 협상에 달려 있다. 3자는 경기장 사용시설료 요율 문제와 업무 위수탁 범위 문제 등 협상을 거듭 벌이고 있다. 9월 개장을 잠정 목표로 하고 있는 3자는 7월 농림수산식품부를 상대로 한 개장 2개월 전 소싸움장 개장 세부사항 보고와 승인, 전산 시뮬레이션 등 최소 5~6개월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점으로 볼 때 이달 말을 협상시한으로 예상하고 있다.

군은 올해 확보된 개장 예산 55억원을 공영공사에 보내 집행준비를 마쳤고, 전산인력 확보와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사회는 "소싸움장 개장은 기업 마인드로 풀어가야 한다"며 "전통소싸움에 관한 법률이 일부 개정됨에 따라 업무 위수탁 문제도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사회 측은 경기시행에 공정성과 건전성에 영향을 끼치는 핵심적인 부분 외에는 민간위탁이 바람직하며, 업무 경비도 최대한 줄이면 예상 적자 폭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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