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돌아보면 '참 아름다운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아름다운 사람, 그분을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분은 대구 중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설정희씨입니다. 미용 경력이 30년이나 된 고참 미용사, 14년 동안 양로원 어르신에게 미용 봉사를 해오신 분으로 이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분을 맺었습니다.
이분은 동네에서도 성실하기로 유명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미용실 문을 닫은 것 빼고는 정기휴일 외에 30년 동안 단 한번도 미용실 문을 닫은 적이 없습니다. 손님들이 찾아왔을 때 문이 닫혀서 돌아간다면 찾아준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분과 친분이 쌓이면서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구 수성구에 있는 화성양로원에 14년 동안 매월 한번씩 단 한번도 빠짐없이 미용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14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 곳에서 할머니들 머리카락을 잘라 주는 그 열정은 성실과 아름다운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계속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세월이 이렇게 되었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늘 간직하고 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한결같이 맞이해주는 어르신들이 오히려 더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면 진정으로 봉사를 실천하는 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분은 꿈 일화도 하나 이야기해줬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머리카락을 잘라 드렸던 어르신 한 분이 꿈에 나타나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꿈을 꿨다고 합니다.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며칠 뒤에 미용 봉사를 가보니 어르신이 운명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고 합니다. 어르신도 마지막 가시는 길에 가족처럼 함께한 이분에게 얼굴 한번 보여주고 먼길을 편히 가시고 싶어 하셨나란 생각을 합니다.
가끔 우리 주위에는 봉사활동을 순수한 마음에서 하기보다는 자신의 영리를 위해 또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봉사활동은 지속하기 어렵고 활동도 점차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분처럼 14년이라는 긴 세월 화성양로원과의 아름다운 동행은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가위는 낡고 닳으면 바꿔주어야 하지만 사람은 함께할수록 닳을수록 더 구수하며 정이 깊어가는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어르신들과 함께하며 가위를 들 수 있는 날까지 지속하고 싶다고 이분은 말합니다. 내가 가진 작은 기술로 건강한 몸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 오히려 그게 더 큰 기쁨이다 라고 말씀하는 이분, 이러한 분들이 있어 세상은 참 살맛납니다. 이용소 운영 김관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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