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은 이태근 군수의 의중을 두고 말이 많았다. 4선 연임 제한 규정에 묶여 더 이상 출마할 수 없지만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이 군수가 지방선거에서 누구를 지원하느냐가 큰 관심사였다. 선거전에 돌입하면 이심(李心)이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재수 전 고령군 부군수와 곽용환 전 다산면장, 박영화 전 도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곽 전 면장이 정 전 부군수보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심(李心) 있나, 없나
3선을 거치는 동안 '고령=이태근'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질 정도로 막강한 힘을 자랑한 이 군수는 임기 마지막임에도 여전히 영향력이 대단해 보였다. 이 군수가 지방선거에서 누구를 지원하느냐가 승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도 보였다. 공천에 결정적인 권한을 쥐고 있는 이인기 국회의원보다 이 군수의 복심이 무엇이냐가 더 큰 관심사라는 이야기다.
현재까지는 이 군수가 정 전 부군수를 지원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이 군수가 정 전 부군수를 경북도청에서 데려올 때부터 차기 군수를 겨냥한 인사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정 전 부군수는 이에 대해 "실제로는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직 군수가 도와줄 방법도 없지 않느냐"며 "나에게 관심이 많겠지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곽 전 면장은 이 군수의 정 전 부군수 지원설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는 "이 군수가 정 전 부군수를 돕는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퍼져 있고, 여러 얘기들이 들리고 있지만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군수가 돕는 것과 한나라당 공천은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도의원은 "지역 주민들이 이 군수가 정 전 부군수를 돕지 않겠느냐고 생각하지만 개의치 않는다"며 "표나게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부군수 지원설에 대해 이 군수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애초 정 전 부군수를 도운 것이 사실이고, 부군수로 데려올 때도 차기 군수 복안을 가졌었다"며 "하지만 요즘은 논란을 우려해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인기 의원의 의중과 반대로 가면서 분란을 일으킬 생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치열한 신경전
정 전 부군수는 군정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군수가 벌여놓은 각종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겠다"며 "대가야 문화권 관광단지를 확대 조성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연환경 개발로 문화활동 공간 제공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자인 곽 전 면장을 겨냥한 듯 "경북도청의 서기관 정도는 돼야 중앙부처와 예산 관련 협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자에 비해 도청 인맥을 통한 중앙 예산 확보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곽 전 면장은 공정한 심사를 전제로 공천을 자신했다. 그는 "젊고 여론도 좋아 공천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론 지지도에서 앞서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고령군 8개 면 중 덕곡면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근무를 했고, 쌍림면장· 운수면장·다산면장을 거치면서 고령군의 구석구석을 알고 있고, 주민들과 친분도 두텁다"고 말했다. 정 전 부군수와의 두 사람 간 대결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부군수 대 면장' 또는 '서기관 대 사무관' 싸움으로 평하는 것에 대해 계급이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마음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도의원은 행정과 지방의회를 거친 경륜을 강조했다. 그는 고령군 공무원 출신으로 고령군의원 재선, 경북도의원 3선을 거쳤다. 그는 "공무원과 지방의회를 거치면서 주민들의 아픔을 잘 알고 있다"며 "주민을 알뜰하게 보살피고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 군수의 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군 예산이 적은 만큼 국도비를 많이 가져 오겠다"고 말했다.
고령·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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