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오후 입주예정자들이 모델하우스에 모여 차 한잔 마시며 시행사 관계자들과 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토론을 한다. 몇시간째 토론이 지속돼도 고성이 오가거나 지겨워하지 않는다. 시행사는 최고 품질의 아파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입주예정자들은 미분양 해소의 전도사로 나선다.
부동산경기 악화로 부실공사, 분양조건 변경 등을 놓고 시행(시공)사와 입주자 간 갈등이 잦은 상황에서 입주민과 시행사가 상생의 길을 찾는 아파트단지가 있어 눈길을 끈다.
5월 입주 예정인 대구 북구 읍내동 'SD아이프라임 강북'(573가구). 이 단지의 시공사 SD건설, 시행사 더리즈와 입주 예정자 모임(총무 박연임·http://cafe.daum.net/sdiprimegangbuk)은 아파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주 만나 머리를 맞댄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생의 가치는 양측에게 제3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업체 측은 미분양 아파트 때문에 고충이 많다는 점을 솔직히 털어놓았고, 입주예정자들은 저층에 한해 할인판매를 해도 좋다는 뜻을 전달했다. 대구의 대부분 단지에서 특별판매를 놓고 입주자들과 업체 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의견과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방식도 깔끔하다. 모임 회원들은 요구사항을 한눈에 알기 쉽게 정리해 업체에 전달하는 것은 물론 함께 고민하는 형태의 인터넷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건축과정은 큰 갈등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모임의 대부분 회원들은 지역에서 입주자들과 업체가 싸우는 모습을 수없이 봤다. 결국 그것이 제살 깎기 혹은 누워서 침 뱉기라고 판단, 웃으며 대화를 하면서도 원-윈할 수 있다는 원칙을 터득하게 됐다고 한다. 결국 입주자들 스스로가 아파트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을 깨친 셈.
이 단지의 시공사, 시행사, 입주예정자들은 ▷가전제품 ▷인테리어 공사 ▷입주청소 ▷이삿짐센터 등을 전국 최저가로 공동구매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협의했다. 또 '최고품질의 아파트, 관리비 및 담보대출 금리 최저'라는 목표를 세우고 함께 노력하고 있다. 시행사는 입주민의 생활편의를 위해 셔틀버스도 운행키로 했다. 목표로
입주 예정자 모임 박연임 총무는 "시공사와 시행사가 함께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중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스스로가 우리 아파트가 가장 좋은 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신있게 우리 아파트를 사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후에도 1인 1나무 갖기 등 모든 입주민이 동참하는 행사를 벌여 살기 좋은 아파트 조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더리즈 김상우 이사는 "아파트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선 최고 품질의 아파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입주예정자들의 협조도 필요한데, 입주예정자들이 미분양 해소의 전도사로 나서주고 있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