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부적절한 발언, 설득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논란이 되는 정부 여당 지도급 인사들의 부적절한 말은 과연 이들이 국가 살림을 맡을 역량이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은 MBC 사장인사와 관련 '큰집 불려가 조인트 맞고 깨진 뒤' '사장은 좌파 청소부' 운운의 실언으로 자리를 내놓았다. 이번에는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서울 봉은사 주지를 두고 운동권 스님 운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안 원내대표가 했다는 말은 진실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논란 그 자체로 국민들에게 황당함은 물론 우려마저 들게 한다.

정부 여당 지도급 인사들은 그들이 맡은 자리가 가진 영향력을 감안할 때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부적절한 말은 비록 비공개 자리에서도 삼갈 줄 알아야 한다. 야당을 비롯해 상대를 자극할 감정적 발언은 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말들은 국가 조직을 사적 기구로 착각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뿐 아니라 정부에 대한 불신을 불러온다. 감정도 억제할 줄 모르고서 국가 살림은 어떻게 꾸려가는지 아찔할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종교계의 4대강 사업 반대 성명을 두고 '생각을 바꾸든 안 바꾸든 정치적 반대자라도 우리 국민이므로 찾아가서 성실하게 설명하고 진실을 알려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설명해 봐야 소용없다고 팽개치지 말고 반대 생각을 지닌 사람도 소중하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했다. 반대편 사람들을 아예 무시하는 듯한 고위직 인사들의 발언을 경계한 것과 다르지 않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건보 개혁안을 통과시킨 결과를 두고 세계가 그의 리더십을 주목하고 있다. 설득과 양보의 리더십을 배우자고 한다. 설득은 말로 가능하다. 상대는 안중에도 없다는 식의 정부 여당 고위직 인사들의 발언은 이명박 정부를 반쪽짜리 정부로 토막 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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