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살리기 사업으로 구미지역 공사 구간에서 쏟아져 나온 준설토가 비산먼지 방지 대책도 없이 강변 주위에 계속 쌓이고 있다. 현재는 준설토 일부만 쌓여 있지만 공사가 계속됨에 따라 모두 30t(20㎥ 적재) 트럭 500만대에 이르는 준설토가 장기간 방치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미세먼지에 영향을 받는 구미공단 첨단업종 기업체들은 물론 구미 시민들까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소량의 먼지에도 생산 공정에 치명적 영향을 받는 첨단업종 기업체들은 준설토로 인해 중국 황사에 못지 않은 피해를 입을까 걱정하고 있고 시민들은 흙먼지로 건강에 악영향과 함께 농작물 생육 등에 지장을 받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구미지역의 낙동강 공사 구간은 39㎞로 강바닥에서 긁어내는 흙이나 모래가 8천838만㎥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준설토 양은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전국에서 발생하는 전체 준설토 양의 27%에 달하는 것이다. 구미지역의 준설토 양이 많은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공사 구간이 길고 강의 폭도 넓기 때문이다.
준설토 대부분은 낙동강 주변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농경지 성토용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반출과 운반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구미지사는 낙동강 인근 16개 지구의 1천516ha 농경지를 리모델링 사업지구로 지정, 지난달 말부터 낙동강 30공구 현장에서 발생한 하천 준설토를 구미 선산읍 독동리 일대 농경지에 반입하는 등 공사를 시작했다. 준설토로 저지대 농경지를 하천보다 높여 침수를 예방하고 농작물의 생육 환경을 개선한다는 게 리모델링 사업의 목적이다.
농경지 1천516ha의 겉흙을 깊이 50㎝ 가량 걷어내면서 여기에서 또다시 흙 230만㎥가 발생해 구미에서 쏟아지는 흙의 양은 하천 준설토를 포함해 모두 9천만㎥가 넘는다.
그러나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 경우 비산먼지 발생신고 제외 대상사업장으로 사전환경성 검토대상에서도 빠지기 때문에 비산먼지 방지 대책에 대한 설계는 반영조차 안돼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30t 트럭 500만대 분량에 이르는 흙이 비산먼지 방지 대책 없이 곳곳에 적치될 예정이어서 낙동강 사업을 하는 2년여 동안 '구미가 비산먼지로 뒤덮일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 때마다 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특별경계에 나서며 긴장하는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LG계열사의 최첨단 업체들은 곳곳에 적치된 준설토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때문에 피해를 입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낙동강 일대 주민들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시작된 후 공사현장 주변에 흙먼지가 가득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는데 준설토마저 장기간 방치되면 건강은 물론 농작물 생육 등에도 피해가 예상된다"며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구미지사 한 관계자는 "농지 리모델링 사업은 비산먼지 발생신고 제외 대상사업장이어서 비산먼지 대책 설계는 반영되지 않아 걱정"이라며 "낙동강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흙을 야적시켜둘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