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대구사진비엔날레 운영주체 변경 "걱정되네"

행사 운영주체, 사단법인 체제로 변경…준비기간도 5,6개월로 촉박

올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민간 차원의 사단법인 주체로 진행될 예정이나 준비기간이 불과 5,6개월밖에 남지 않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사진비엔날레 모습.
올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민간 차원의 사단법인 주체로 진행될 예정이나 준비기간이 불과 5,6개월밖에 남지 않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사진비엔날레 모습.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민간 차원의 사단법인 주체로 진행될 예정이나 준비 기간이 짧아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 가을에 열리게 될 대구사진비엔날레 전시 준비를 위해 사단법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전국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사진전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별도의 사무국 없이 일회적으로 '헤쳐모여'를 반복해 경험과 자료가 축적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대구뮤지컬페스티벌에 이어 명실공히 대구 문화를 이끌어갈 새로운 사단법인의 탄생이 예고된다.

제2회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전시팀장을 맡았던 사진가 석재현씨는 "사단법인화는 그동안 사진계 안팎에서 꾸준히 요구해오던 사안"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사단법인 체제는 4월 중순은 돼야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당장 올해 가을에 치러야 할 사진비엔날레가 내실있게 진행될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신력 있는 국제 전시의 경우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준비해야 유명 작가들을 섭외할 수 있는데, 행사를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아직 준비 주체조차 꾸려지지 않아 행사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것. 전시기획자들에 따르면 보통 전시 기획에 1, 2개월이 소요되고 국제적 작가 섭외에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전에 섭외를 해야 전시가 가능하다. 9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7만명 이상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적 규모의 행사 준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제2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던 구본창 경일대 교수는 "법인이 꾸려진 후 5, 6개월만에 기획과 전시 준비를 마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금은 이미 전시의 테마와 전시 일정, 스폰서를 정하고 홍보까지 진행되고 있어야 하는 시점인데 아직 주체도 꾸리지 못한 상황이라 안타깝다"면서 "지난번 참가했던 작가들과 관람객들이 이번 비엔날레에도 오고 싶다는 연락이 와도 마땅히 알려줄 것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전국적으로 사진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대구를 대표하는 국제적 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준비가 너무 늦어져 아쉽다"고 덧붙였다.

대구사진비엔날레는 2006년 사진 전문 비엔날레로 전국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2회 행사에는 10여개국 200여명의 작가가 참여, 7만3천여명의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아시아 최대 규모 사진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후 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 울산국제사진페스티벌이 잇따라 생겨나면서 자칫 주도권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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