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인권 등 우리 사회의 첨예한 현실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뤄온 극단 '함께 사는 세상'(이하 함세상)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삼팔선 놀이'를 선보인다.
1990년 창단한 함세상은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대구지회 소속 극단이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기성 극단과는 다른 소재를, 다른 시각으로 풀어왔다. 이번 '삼팔선 놀이'에서도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국전쟁을 함세상다운 방식으로 얘기하고 있다.
함세상 측은 "한국전쟁은 그 속에 담긴 어마어마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 별로 없다"며 "'삼팔선 놀이'는 이름 없이 죽어간 영령들에 대한 위령굿이면서 통일로 다가가기 위한 자기 성찰"이라고 밝혔다. 다소 심각하게 들리는 '창작의 변'과 달리, 실제 '삼팔선 놀이' 공연은 쉽고 지루하지 않은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극단 20주년을 기념해 함세상 상임연출자인 경북대 김창우 독어독문과 교수가 연출을, 최수환 대구민예총 지회장이 무대미술을, 이형우 대구 민예총 노동문화위원장이 음향을, 주영위 대구시립국악단 지휘자가 음악을 맡는 등 각계 전문가들이 한데 뭉쳤다.
'삼팔선 놀이'는 한국 전쟁에 관한 7개의 이야기들을 토막극 형식으로 구성했다. 짧게는 5분에서 10분 남짓한 길이로 제작된 각각의 토막극은 기승전결식의 구성을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나의 주제로 수렴된다. 해학과 풍자는 각 단편을 고르게 관통한다.
'삼팔선 놀이'는 '프롤로그-매듭' '고품격 퀴즈쇼' '삼팔선을 알고 있다' '꼭 살아 있어야 한데이' '어떤 무용담' '니는 어데고?' '에필로그-세 개의 선택'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 안에는 잔인한 피난길에 올랐던 어머니, 학살의 생지옥에서 살아난 아버지가 넋두리를 하고, 트루먼, 스탈린이 등장해 삼팔선의 진실을 얘기한다. 60년 만에 한국에 찾아온 해외 참전 용사들, 목숨을 건 행군 길에 올랐던 한 소녀병, 유해 발굴을 기다리는 영령 등 다양한 군상들이 차례차례 등장, 그들의 입장에서 전쟁을 이야기한다. 박연희, 강신욱, 박희진, 백운선, 탁정아, 서민우, 조인재, 이상옥, 정수석 출연.
마당극 '삼팔선 놀이'는 4월 1~11일 예전아트홀에서 열린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7시 30분,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 없음). 053)625-8251.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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