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내 학교에 웬 '오지 가산점'

해당 학부모들 "기피학교 낙인찍나" 반발…시 교육청 17개교 선정

대구시교육청이 교육 환경이 열악한 시내 중학교들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교육감지정 교육특구' 제도를 시행한다. 시교육청은 전임 신상철 시교육감의 공약에 따라 교육환경이 좋지 않은 학교의 면학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이른바 '오지학교'인 교육특구를 지정하고, 이 학교에 발령받는 교사들에게 승진 가산점을 준다는 것.

시교육청은 '교육특구지역학교 개선업무 추진위원회'를 꾸려 무료급식학생·기초생활수급자 등 경제적 지표와 기초학력 미달자 등 학력지표, 그리고 평교사들의 학교 기피 정도 등 20개 항목의 교육환경을 기준으로 교육특구 학교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 산하 동부, 서부, 남부교육청이 '교육특구 학교'로 분류한 곳은 모두 17개교로 동부교육청이 4개교, 서부교육청 7개교, 남부교육청은 6개교를 선정했다.

교육청은 교육특구 학교 발령 교사들에게 승진 가산점을 주기로 하면서 가산점 제도가 도입되기 전보다 교사들의 불만이 다소 수그러들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학교와 학생·학부모들은 교육청이 정작 교육환경 개선에 필요한 예산 지원은 외면하면서 교사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승진 가산점제만을 도입한 것은 교사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지정하는 교육특구 학교가 오히려 발령 기피학교, 오지학교로 낙인찍는 결과를 가져 온다는 것. 또 학부모단체들은 교육특구 학교 지정의 목적이 교육환경 개선인데도 예산 지원이 늘지 않았고 교사 승진 가산점제 도입 이후에도 교사 기피 현상이 여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학교알리미가 공개한 '학생교육활동에 필요한 교육지원 시설' 현황 중 교육특구 학교에 영어체험교실을 갖춘 곳은 17개교 중 5개교에 그쳤다. 대구시내(달성군 제외) 국·공립중학교 89곳 중 31곳(보급률 35%)에 영어체험교실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교육특구 학교(31%)에 대한 시설투자가 지지부진한 것.

김정금 참교육 학부모회 대구지부 정책실장은 "교육특구 학교는 학생들을 염두에 두지 않은 발상"이라며 "교사들을 위한 가산점 제도를 도입할 것이 아니라 교육 환경 개선에 힘써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교육특구 지정은 근무 기피 학교의 교원 사기 진작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 교육의 균형 발전과 투명 인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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