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작년 1인당 국민소득 5년만에 최저

환율상승 금융위기 여파…성장률도 11년만에 최악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년 연속 떨어지면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도 0.2%에 그쳐 외환위기 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만7천175달러로 2008년 1만9천296달러보다 11% 감소한 1만9천296달러를 기록했다. GNI는 2005년 1만7천531달러, 2006년 1만9천722달러, 2007년 2만1천659달러 등으로 증가했지만 2008년 1만9천296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크게 요동쳤기 때문이다. 연 평균 환율은 2008년 달러당 1천102.6원에서 지난해 1천276.4원으로 15.8% 상승했다. GNI 규모의 상승률도 낮았다. 원화 기준으로 1인당 GNI 증가율은 3.3%로 1998년(-2.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는 1.5% 증가했다. 실질 GNI가 증가한 것은 수입 가격이 하락한 덕이었다. 지난해 수입상품 가격은 4.3% 내려 수출상품 가격 감소폭(-1.7%)을 웃돌았다. 민간 소비지출은 562조원에서 577조원으로 2.8% 증가한 데 비해 정부 소비지출은 157조원에서 170조원으로 8.5% 늘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한 결과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2008년보다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1998년 -5.7%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06년 5.2%에 달했던 성장률은 2007년 5.1%에서 2008년 2.2%로 주저앉더니 아예 제로(0) 수준으로 떨어졌다. 성장의 바탕이 되는 저축률과 투자율도 낮아졌다. 총 저축률은 30.0%로 2008년보다 0.5%포인트 하락하면서 1983년(28.9%)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았다. 총 투자율도 5.2%p 떨어진 25.8%를 기록해 1998년(25.2%)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였다.

김명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1인당 GNI는 환율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올해 환율이 최근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GNI가 2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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