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자율형 사립여고 VS 대구경북 첫 자율형 공립고

대학 입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해법으로 도입된 모델이 자율형 고교다. 자율형 사립고와 자율형 공립고로 나뉘는 자율형 고교는 꼭 이수해야 하는 과목을 제외하고는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어 학교별로 특성화교육과 한층 강화된 인성교육이 가능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전국 첫 자율형 사립여고로 지정된 경일여고 반기동 교장과 대구·경북에서 첫 자율형 공립고인 경북여고 최교만 교장을 만나 자율형 고교의 운영 방향과 교육과정, 입학전형 등을 알아봤다.

◆경일여고

-교육과정이 일반고와 어떻게 다르나.

▶인문사회집중이수과정, 수리과학집중이수과정 외에 글로벌 여성 지도자 양성이란 슬로건에 맞게 외국어를 집중 이수하는 국제계열을 편성 운영하고 204단위의 기본 교육과정 외에 무학년 무계열 선택과목으로 24단위를 추가하여 총 228단위로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한다. 또 학생들의 수업 부담을 줄이고 학습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의 과목을 학기집중이수로 편성하여 운영하며 여름·겨울방학에는 사교육비 경감을 유도하고 학생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계절학기를 개설 운영한다.

-교사들의 수업 능력에 대한 관심이 큰데.

▶재단 산하 12개 중·고등학교에 근무하는 650여명의 교사 인재풀을 이용하여 우수한 선생님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협성교육재단에서는 신규교사 채용을 공채로 실시하여 서울대를 포함한 명문대학 출신의 우수한 교사를 미리 확보해 왔으며, 현재 전체 교사의 30% 정도가 석·박사급 교사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석·박사학위 취득을 지원하고 권장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나.

▶희망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는 기숙사 건립을 계획하고 있으며, 특히 영어 전용기숙사 운영을 구상하고 있다.

-학교에 내는 납입금은 어느 정도인가.

▶수업료는 현재 일반고의 3배 정도 수준이고, 장학금으로는 연간 2억원 정도의 학교자체장학금 외에 동창회장학금, 사회단체장학금이 있고, 앞으로 기업체 등과 연계하여 다방면으로 장학금 유치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입생 선발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성적을 기준으로 1차 전형에서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 후에 2차 전형에서 교과성적과 교과 외 성적 및 면접으로 2배수를 선발하고 추첨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일반전형에서 336명을 선발하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에서는 84명을 선발한다. 특히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추첨 없이 2단계에서 선발을 완료한다.

-2단계 전형 내용과 주의할 점은.

▶중학교 2, 3학년 4개 학기 국·영·수·사/과 4개 과목 성적을 반영하며, 2학년 성적은 학기당 20%, 3학년 성적은 학기당 30%를 반영한다. 면접은 소양 면접으로 총점 대비 10% 비율이 반영된다. 면접은 서류, 인성, 기초학문소양 등 3개 부문에 걸쳐 이뤄지며 서류면접에서는 수학계획서와 학업 및 진로에 대한 목표 설정, 인성면접에서는 도덕성, 준법성, 리더십, 가치관 등이 주요 평가항목이며 기초소양면접에서는 중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는지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타 자율형 고교와 비교해 자신하는 경쟁력은.

▶무엇보다 우수교사와 훌륭한 진학지도에 있다. 학교 측은 교사들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업지도 우수교사, 진학지도 우수교사에게 우대 및 승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동일학교에 계속 근무할 수 있어서 학교 특성을 잘 파악하여 수업 및 업무 효율성이 높고, 진학지도의 노하우를 계속 누적 관리한다. 재단소속 학교가 12곳에 이르는 만큼 풍부한 인재풀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또 학교 교육목표인 글로벌 여성 지도자 양성이란 슬로건에 맞게 국제계열을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고 서울대 입시에서 최근 30년, 20년, 10년간 지역 여고 최다 합격자를 배출한 것도 이 같은 우수교사와 진학지도 노하우 때문이다.

◆경북여고

-교육과정이 일반고와 어떻게 다른가.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이 대폭 확대된다. 국민공통기본교과 중 35%를 학교 측에서 자유롭게 조정가능하고 선택과목은 100% 선택이 가능하다. 단 전체교과이수단위는 204단위로 일반고와 동일하다. 특히 주요과목 단위수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1학년 수학과 영어를 각각 8단위에서 10단위로 늘렸고 과학도 6단위에서 8단위로 늘려 주요 과목에 대한 기초학습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과정 외 교과과정이 있다면.

▶학생 인성과 진로결정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인성 향상을 위해서 전문강사 초청강의, 어머니와 편지나 메시지 전달, 촛불의식 등이 준비돼 있고 매주 토요일을 이용해 문학기행, 자연탐구활동, 유적지 탐방이 준비돼 있다. 또 농촌체험활동, 봉사활동, 애송시 암송하기 등도 인성함양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또 집중력 향상을 위해 매일 아침 뇌체조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진로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자신의 진로와 흥미, 적성과 능력 등을 고려하고 자신만의 주제를 정해 책을 쓰도록 하고 있으며 꿈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탐색을 돕고 있다. 학력 수준이 높은 학생들을 위해서는 별도의 백합반을 운영하여 맞춤형 진로지도에 나서고 있다.

-교사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초빙 교원수가 정원의 50%까지 가능한 자율형 공립고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우수교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이미 11명의 우수교사를 초빙했고 앞으로도 비슷한 수준의 교원확보를 이어간다. 현재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가 42.5%로 일반고는 물론 타 자사고에 비해서도 최고의 학력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전체 80명의 교사 중 70% 이상이 10년 이상의 교직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진학지도 등에서 경북여고만의 장점이다.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가.

▶당분간은 기숙사 생활이 어렵다. 그러나 기숙형 고교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도를 고려, 기숙사 건립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경북여고 동문회와 시교육청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학생 납입금과 장학혜택은.

▶연간 수업료 등 납입금은 160만원 정도로 일반계고와 비슷한 수준이다. 자율형 사립고에 비해 3분의 1이나 저렴한 납입금으로 자율형 사립고와 같은 특성화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자율형 공립고 최대 장점이다.

더구나 입학성적우수자들을 위해 총동문회에서 격려금을 매년 지급하고 있고 재경동창회에서도 별도로 우수대학 입학생과 학생회장 등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성적우수자 및 성적향상 학생들에게 다양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 동창회와 기업과 연계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장학혜택을 준비중에 있다.

-신입생 선발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내년부터 일반고보다 우선선발한다. 학군과 관계없이 대구시 전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하며 1지망 희망자 중 시험 없이 추첨을 통해 100% 선발한다. 전기 모집인 자율형 사립고와는 달리 후기에 선발해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에 떨어진 학생도 지원할 수 있다.

-자율형 사립고에 비해 경쟁력은.

▶교장공모제를 통해 3월부터 학교 운영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하기 쑥스럽지만 교장 공모제를 통해 개혁의지가 강한 교장을 뽑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 중 하나다. 또 일반 공립고와 등록금이 같고 교과부, 시교육청의 지원비를 활용해 방과후 학교 수업을 저렴하게 수강할 수 있다는 점이 교육 수요자들인 학생·학부모들에게는 가장 큰 매력이다. 실제 자율형 사립고는 사회적 배려대상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을 못해 전학가는 사례까지 발생하지만 자율형 공립고에서는 학생들이 갈등 없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돼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