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옷 잘 입는 그녀들, 어디로?…아울렛 가면 多 있어요!

실속파 패셔니스타 '알뜰쇼핑' 장소

싼 게 비지떡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요즘 엣지 있는 '실속파' 패셔니스타(fashionista·최신 스타일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아울렛으로 가는 것이 추세. 싼값에 질 좋은 물건을 장만할 수 있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최근 아울렛 경쟁이 과열되면서 백화점 못지않게 서비스를 강화하고, 단순히 싼값에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놀이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명한 소비자들의 놀이터, 아울렛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 한벌 장만하는 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계속되는 불경기 속에서도 뜨는 업종이 있다. 전국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고, 최근 유통 대기업들마저도 속속 뛰어들고 있는 사업이 바로 '아울렛'.

아울렛(outlet)은 공장의 과잉 생산품 또는 백화점이나 브랜드 매장에서 팔다 남은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품질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거리가 멀다는 단점에도 실속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푸드코트와 마사지, 미용실 등 원스톱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고객 편의시설 확충을 비롯해 각종 거리공연과 벼룩시장, 농산물장터 등을 통해 고객들이 모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또 회원관리를 통해 백화점 못지않은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아울렛 경쟁은 2010년 불꽃 튀는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동아백화점을 인수한 이랜드 그룹은 본래 아울렛 업종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경험을 살려 동아백화점 5개 점포 중 몇 개를 아울렛 형태로 운영할 계획을 검토중이다. 게다가 이달 26일 모다아울렛의 지분을 인수한 KIG홀딩스 역시 매장 확장과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언하고 나섰다. 내년 3월에 대구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에 문을 열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도 개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왜 아울렛이 대세인가?

아울렛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의류의 재고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재고물량이 증가, 이를 처리하기 위한 상설매장을 늘리고 있는 것. LG패션과 코오롱 등의 패션대기업들이 상설매장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값이 싼 것을 즐겨 사면서도 유행에는 뒤처지지 않는 신세대 알뜰 멋쟁이들을 일컫는 '리세셔니스타'(Recessionista)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리세셔니스타'는 2008년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가 처음으로 사용한 신조어. 경기침체를 뜻하는 '리세션'(recession)과 최신 스타일을 선호하는 소비자인 '패셔니스타'의 합성어로 비싼 돈 들이지 않고도 자기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리세셔니스타의 성지'로 불리는 아울렛 매장들은 불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매출 상승곡선을 그려내고 있다. 모다아울렛은 지난해 매출 1천200억원을 달성하면서 아울렛 최강자의 지위를 굳건히 지켰고, 올브랜 아울렛은 매년 100억원씩 매출 신장 기록을 이어가며 지난해에는 6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아울렛 100% 활용하려면

계절 신상품은 보통 백화점이나 정상 매장에서 정해진 가격에 판매된 뒤 바겐세일 등을 통해 평균 20~30% 싼 가격에 판매된다. 이후 남은 물량은 재고품으로 분류돼 본사에 반품처리된 뒤 이월상품으로 아울렛이나 상설할인매장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간다. 이 과정을 통해 아울렛에서는 정상가보다 50% 정도 싼값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울렛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유행이 지났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백화점 제품과 똑같고 하자도 없다.

최근에는 각 패션 브랜드들이 물류창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백화점에서 팔다 남은 제품들을 물류창고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아울렛 매장으로 보내고 있어 이월상품이 유통되는 기간이 훨씬 짧아지고 있다. 불과 몇 달 전 매장에서 판매되던 물건을 아울렛에서 절반 정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아울렛 정기 세일 등을 통해 추가할인까지 받는다면 정상가의 거의 3분의 1 가격에 괜찮은 제품을 건질 수도 있다.

아울렛 매장은 각 계절이 시작하기 약 2개월 전부터 계절이 끝날 때까지 상품을 판매한다. 이 중 값이 가장 싼 시기는 옷이 막 나왔을 때와 철수할 때. 계절이 바뀌는 시기가 되면 아울렛 매장에서는 더 이상 재고 상품을 남기지 않으려고 원가 이하로 물건을 판매, 처리한다. 여기서 남은 물건을 다시 물류창고로 보내는 경비와 창고비를 생각할 때 원가 이하로 팔더라도 빨리 재고 물건들을 처리하는 편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새 시즌이 시작된 뒤 약 3주 후쯤 아울렛 매장을 찾으면 최신 제품을 싼값에 구매할 수도 있다. 브랜드별로 기획된 모든 제품이 백화점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 중 반응이 좋지 않은 일부 상품들은 '기획상품'이라는 이름으로 할인판매되기도 하고, 아울렛 매장으로 곧장 유통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때가 아울렛의 제품 구성이 가장 다양한 시기라고 한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