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이동수 대구방송 해설위원의 야구 이야기를 매주 화요일 연재합니다. 이 해설위원은 1992년 삼성을 시작으로 롯데(1997년), 쌍방울(1998년), SK(2000년), 해태(2001년), 두산(2003년) 등에서 선수로 뛴 경험을 살려 그라운드와 더그아웃, 관중석, 중계석 등 야구장 안팎에서 만들어지는 야구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합니다.
(1)프로야구의 미래는 관중이다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겨우내 전력을 가다듬은 8개 구단은 저마다 우승의 꿈을 꾸고 있다. 올 시즌에는 어느 팀이 마지막에 웃을까. 개인적으로 연고 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삼성은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2년 연속으로 지역민들에게 '가을에도 야구보는' 재미를 주지 않았던가. 지난해 삼성의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야구 보는 기쁨을 잠시 빼앗겼던 지역 야구팬들은 어느 때보다 올 시즌 개막을 기다렸을 것이다.
오랜 기간 선수와 코치, 해설위원으로 야구 무대에 몸담으면서 '프로야구단은 뭘까'라는 생각에 잠긴 적이 많다. 올 2월 전 국민의 관심을 모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스포츠는 자본'이란 논리를 실감했다. 찬반이 오갔던 모 방송국의 단독중계를 보자. 논란의 핵심은 국민의 볼거리라는 외형과 독점중계의 이익이라는 내적인 문제의 충돌로 요약된다. 독점중계에는 자본의 경쟁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바로 '돈' 때문인 것이다. 이미 우리는 돈이 없으면 TV중계를 자유롭게 볼 수 없는 시대를 맞고 있다.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하는 올림픽에서조차도 이익창출이라는 자본의 논리가 개입하고 있다. 그 대상은 올림픽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스포츠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프로 스포츠는 예외에 속한다. 프로 스포츠가 '시장의 논리'가 아닌 '기업의 논리'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 팀들은 하나같이 수익 창출보다는 성적내기에 목적을 두고 있다. 모기업의 홍보 수단이라는 취지도 설득력은 떨어진다. 우리나라 프로 스포츠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가?
미국의 경우 스포츠시장 규모는 영화산업의 7배, 자동차산업의 2배에 달한다. 시장의 규모만큼이나 선수와 시설, 볼거리의 제공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투자를 통한 수익창출은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투자에는 손사래를 치며 관중들에게 스스로 경기장을 찾기를 강요한다. 성적이 좋아야 관중이 늘어난다는 논리만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성적을 통한 관중의 유입은 일시적이다. 신기루를 좇다보니 문화는 없다.
우리도 메이저리그나 일본리그처럼 야구 관람이 문화가 될 수 없을까.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바로 돈이다. 투자를 통한 소비자의 만족과 시장 확대는 단순하면서 명쾌한 논리다.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시설투자는 당장 강요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입장료만큼의 만족할 만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결국 관중의 수가 구단의 적자 폭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관중의 수는 시장 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각 구단은 투자의 목적을 잃고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관중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적으로 관중을 끌어오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사상 초유의 650만 관중시대를 예고한 프로야구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구단은 관중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이동수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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