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민들 안심하고 돈 맡기게 기금운용 경쟁력 강화할 것"

"국민들이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도록 기금 운용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습니다."

29일 대구를 찾은 전광우(사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공단은 '복지'와 '기금 운용'이라는 두개의 엔진을 지닌 쌍발 비행기 같다"고 했다. 종합 복지서비스 기능에다 300조원에 이르는 기금의 운용 모두를 해내야 한다는 뜻이다.

전 이사장은 금융 전문가다. 2008년 민간 출신으로는 최초로 금융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지냈다. 재임 당시 금산분리 완화와 산업은행 민영화, 자본시장통합 등 금융개혁정책의 입법화를 주도했다. 또 한국인 최초로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아태지역위원회 의장을 맡기도 했다.

금융의 달인답게 전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공격적인 기금 운용 계획을 내놨다. 전체 적립금의 73.9%를 차지했던 국내 채권의 투자 비중을 줄이고 국내외 주식과 해외채권, 대체투자 등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 이른바 '투자 다변화'다. 그는 "장기적인 우량 자산 확보를 위해 주요 기업에 대한 M&A 참여를 검토 중"이라며 "기업공개가 예정돼 있는 삼성생명 등에도 충분히 투자메리트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분산 투자를 하겠다는 겁니다. 투자의 종류에 따라 수익 패턴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자산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배분하면 전체적인 수익폭의 변동성을 줄이고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끌어갈 수 있습니다."

전 이사장은 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지난해(13.1%)보다 높은 16.6%까지 확대하겠다는 것. 이 경우 국내 주식 시장에는 12조원이 추가로 투입될 수 있다.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는 큰 호재인 셈이다. 그러나 연금의 본격적인 지급 시점이 왔을 때 주식시장이 환매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30년 후까지 내다보면서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투자 비중은 전체 주식시장 규모의 9~10%가 최대가 될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 말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규모가 965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86조~96조원 수준이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124조8천932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2위인 포스코(46조3천834억원)의 두배가 넘는다.

전 이사장은 숱한 과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전제로 '노사관계 선진화'를 꼽았다. "국민연금공단이 주요 공공기관 중에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공공기관 선진화는 노사의 생산적, 합리적인 문화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무임승차를 막을 수 있도록 인사 제도 개선에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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