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예술대 교명변경 또 진통…'예일대' 유력 후문

교직원 "정체성 없다" 시큰둥

대구예술대가 교명(校名) 변경을 두고 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대구예술대(총장 김정길·칠곡군 가산면 다부리)는 지난해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새 교명을 공모했으나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대구예술대는 공모 수가 많다는 이유로 13일로 예정했던 당선작 발표를 일단 17일로 연기했다. 그러나 17일에도 최종 당선작이 없다는 내용을 대학 홈페이지 학사 공지란에 올렸다.

이에 대해 대학 안팎에서는 이희영 재단 이사장이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추측과 함께 사실상 새 이름을 정해 놓고 명칭 사용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모 결과 가장 유력하게 떠오른 교명은 '예일대' '세기예술대' '대한예술대' 등. 그중 '예일대'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전문 문화예술인 양성과 세계화를 지향하는 예술특성화 대학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그러나 학내의 상당수 교수와 교직원들은 '예일대'란 새 교명 안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교수는 "'예일대'라면 아이비리그에 속한 미국의 명문 대학인 '예일대'(Yale University)가 먼저 떠오른다"며 "'대구'라는 지역성과 '예술'이라는 정체성을 다 잃어버린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털어놓았다.

한 교직원은 "'세기예술대' 또는 '세기문화대' 정도를 예상했는데 뜻밖"이라며 "예일대(藝一大)로 애써 한자로 표시한다 해도 어디에 있는 어떤 대학인지 쉽게 알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교직원도 "아무리 생각해도 교명이 좀 황당하다"며 "이름만 바꾼다고 달라지는 게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대구예술대는 지난해 12월에도 한차례 교명 변경을 시도했으나 유야무야로 끝난 적이 있다. 재단 정상화와 함께 대학의 경영 쇄신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상징적인 선결 과제로 교명 변경을 추진한 것. 그때 마지막까지 거론된 주요 명칭이 '세기예술대' '대한예술대' 등이었다.

이 대학 한 관계자는 "세계화(글로벌)를 지향하는 이사장의 의도에 부응하기 위해 재공모에 나섰다"며 "대구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서울이나 부산 등 외지에서 입학한 학생들도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대학 이름으로 일단 '예일대'를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칠곡·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