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수 선거는 공천에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국회의원과 더 이상 선거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현직 군수 간 대리전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한성 의원이 내세우는 한나라당 후보와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가 불가능한 김수남 군수가 지원하는 무소속 후보 간 대결이다. 여기에 독자 노선의 무소속 후보가 틈새를 노리는 형국이다. 특히 출마 예상자 가운데 재력가들이 포진해 있어 '혼탁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누가 탈당할까
이 의원과 김 군수는 정치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고, 김 군수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동생 김수철씨를 지원하면서 1차전을 치렀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 의원이 지원하는 한나라당 후보와 김 군수가 미는 무소속 후보가 맞불을 공산이 커 이 의원과 김 군수의 2라운드 싸움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나라당 공천에는 6명이 신청을 했다. 오창근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와 이현준·윤영식 전 경북도의원, 김학동 푸른학원 이사장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 안팎의 관측이다. 4명이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누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게 될지, 또 공천 탈락자들의 향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 이사장의 경우 김 군수가 지원한다는 소문이 파다해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이 의원은 '여론조사 경선'으로 공천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북도당 공심위에서 3명가량으로 압축한 뒤 여론조사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며 "여론조사에서 후보 간 초접전일 때는 당 기여도 등을 고려해 당협 차원에서 공심위에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공천의 가장 큰 관건이지만 당협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천 신청자들은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자체 여론조사와 타기관의 여론조사 결과가 다를 경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청자들은 '여론조사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면서도 뉘앙스에서 차이가 났다. 오 비상임이사와 이 전 도의원은 "당연히 경선에 참여한다. 공천을 확신하다"고 말했다. 윤 전 도의원은 "공천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경선 방침이 최종 정해지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경선 룰이나 원칙이 누가 보더라도 공정하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의 친소 관계와 경선 참여 정도가 비례하는 듯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는 돈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관위는 물론 수사기관에서도 혼탁선거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내가 적임자"
이 전 도의원은 화합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친김수남 대 반김수남으로 분열돼 있는 군민을 화합과 통합으로 아우르겠다"며 "예천을 산업곤충특구를 발판으로 군민 소득증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와 3% 내외로 줄곧 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비상임이사는 "다양한 중앙 인맥을 활용해 지역발전을 견인하겠다"며 "특히 출향 인사 중 기업인들을 설득해 고향에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예천경찰서장 출신인 오 이사는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해 40%가 넘는 득표력을 보인 바 있다.
김 이사장은 "젊고 참신한 CEO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학원 성공의 신화를 고향에도 재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탁월한 리더십으로 예천을 세계 최고의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건강자연치유마을 조성, 녹색성장을 위한 재생에너지센터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 전 도의원은 "농민의 소득증대를 위해 유통체계를 확립하고, 친환경농산물을 브랜드화할 것"이라며 "무너지는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장연석 전 경북도당 부위원장은 "도청 이전을 앞두고 있는 지금은 예천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신성장 거점 도시로 경북북부의 중심권으로 도약시켜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예천을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최명한 전 예천교육장도 교육전문가임을 내세우며 역전드라마를 자신하고 있다.
예천·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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