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선배들 "힘내라! 인명 손실 더이상 안된다"

현직 SSU 요원에 보내는 대구경북 선배들의 응원

"아직도 생생해. 차가운 바닷속에서 방울방울 피어나는 공기 방울과 물소리까지…."

천안함 침몰은 노병을 다시 성난 바다로 불러들였다. 대구경북의 전직 해군 해난구조대 (SSU·Ship Salvage Unit) 요원들은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된 후배 잠수 요원들을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SSU는 해상에서 발생한 재난 상황에서 실종자 구조와 침몰한 선체를 인양하는 작전을 담당하는 특수부대로 1950년에 창설됐다.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 사건에 투입돼 292구의 시신과 선체를 건져올리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30여년 전 바다를 떠난 하대수(가명·60)씨는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실종자를 수색하다 잠수 요원인 해군 특수전여단(UDT) 소속 잠수사 한주호(53) 준위가 순직한데다 연일 후배 잠수사들이 생사를 넘나드는 구조 작업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준위가 몸담은 UDT는 군 상륙작전에 앞서 적진을 파괴하거나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의 특수여단이다.

"수중 작전때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오로지 손의 감촉으로 작전을 수행해야 할 때가 많고 조류가 센 백령도 상황에선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하씨는 1968년 하사로 입대해 1975년까지 직업 군인으로 복무하면서 수많은 수중 작전을 수행했다. 1972년부터는 월남에 파병돼 활동할 정도로 베테랑 잠수 요원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강도 훈련을 받지만 심해 수중 작업을 10분만 하고 나면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한 차례 훈련을 마치면 체중이 몇 ㎏씩 빠지는 것은 보통이라고 했다.

하씨는 "내로라하는 수색대, 공수부대 대원들도 수십명씩 교육을 받으러 오지만 몇 명밖에 수료를 못할 정도로 SSU 훈련이 고되고 힘들다"고 말했다.

10여년간 SSU 요원으로 활동한 박범수(55)씨도 이번 천안함 침몰이 누구보다 가슴 아프다. "수중 작전 때는 수압 때문에 정신이 가물가물해질 때가 다반사야. 1분 1초라도 긴장의 끈을 늦췄다간 생사의 기로에 놓이기 십상이지."

박씨는 "대원들이 물속 50m까지 잠수를 하고 장비를 벗고 다시 입는 고난위 훈련을 수시로 하고 100m 심해잠수, 100m 이상의 포화잠수까지 소화하지만 물속에서의 작전인 만큼 항상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특히 백령도 앞바다처럼 세계에서 세 번째로 조류가 센 곳은 목숨을 담보로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선배들의 바람은 한결같다. 후배들 모두가 무사히 잘 견뎌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SSU 요원이었던 김모(48)씨는 "훈련 중에는 지옥 훈련이 있는데 지금 천안함 실종자 구조작전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추호도 또 다른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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