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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서화가 서병오 선생 삶 재조명 '활활'

비움서예포럼은 지난달 30일 학술세미나를 열고 석재선생의 삶과 예술적 업적을 재조명하는 행사를 가졌다.
비움서예포럼은 지난달 30일 학술세미나를 열고 석재선생의 삶과 예술적 업적을 재조명하는 행사를 가졌다.
서병오 작
서병오 작

지역 화단에 석재 서병오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비움서예포럼은 지난달 30일 학술세미나를 열고 석재 선생의 삶과 예술적 업적을 재조명하는 행사를 가졌다.

현대 영남서화계의 창시자 석재 서병오(1862~1936) 선생은 중구 동성로 3가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신동으로 알려지며 국내 석학들 문하에서 수학하다가 17세에 흥선대원군의 눈에 띄어 운현궁에 다년간 머물렀다. 흥선대원군으로부터 호를 하사받고 추사의 예술적 정신과 서화법을 흥선대원군에게서 직간접적으로 배웠다. 그는 중국, 일본의 대가들과 교류하며 국위를 선양하기도 했다.

1920년대 초 대구에서 '교남시서화연구회'를 발족하고 전람회를 두 차례 열었다. 이를 두고 서예를 개인적 취미에서 대중성을 띤 전시로 틀을 바꾼 인물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양준호 미술사 박사는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석재 선생의 업적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석재의 서체는 서예의 양대 산맥인 추사체와 동국체의 정신과 내용을 종합했으며 서체 근대화의 통일을 이룬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광수는 석재 선생을 두고 '희대의 천재'라 칭했고 석재는 당시 대구의 삼절(三節-달성공원, 서병오, 염롱산)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70여명의 서예인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김정숙 대구서협이사는 "석재는 영남이 낳은 대표적인 서화가로, 현대 영남서화계의 창시자 역할을 했다"고 업적을 평가했다.

이런 이유로 지역 미술인들 사이에서 '석재 서병오 상'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7년 전 대구 미협에서 석재 서예상 제정을 추진하다가 중단된 적도 있다. (사)비움서예포럼 송정택 이사장은 "석재 선생은 동·서양화를 통틀어 영남이 낳은 서화계의 거두이자 원조격"이라고 전제한 뒤 "석재 상 제정과 더불어 기념관도 건립해야 한다는 것이 미술인들의 뒤늦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비움서예포럼이 4일까지 대구문예회관에서 열고 있는 전시 '2010국제서예동향전'이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중국의 구진중과 장욱광, 일본의 니나무라 운도 등의 작품은 현대 서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 김용대 대구시립미술관장은 "이들 작품은 서예를 넘어 의미를 가진 추상회화로까지 발전했다"면서 대구에서 보기 드문 전시라고 격찬하기도 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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