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전통가락 "얼씨구나∼" 타향살이 시름 '훌훌'

대구 남구 거주 결혼이민여성 풍물단 결성

결혼이민자여성으로 구성된 풍물단이 대구에 결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강당에서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시집온 결혼이민자여성 풍물단원들이 장구와 꽹과리를 치며 신명나는 우리가락을 배우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결혼이민자여성으로 구성된 풍물단이 대구에 결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강당에서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시집온 결혼이민자여성 풍물단원들이 장구와 꽹과리를 치며 신명나는 우리가락을 배우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덩기덕 덩 더러러러~ 쿵기덕 쿵 더러러러~'

"얼씨구~~좋다!"

"한국의 신명나는 전통음악 풍물을 배우면서 어깨춤이 저절로 나 신났어요."

타라 테지오(36·필리핀)씨는 신명나는 장구소리에 흥겨운 듯 말했다.

대구로 시집 온 이주여성들이 고향을 떠나온 시름을 한국의 전통가락에 실어 보내고 있다.

남구에 거주하는 20여명의 결혼이민자여성들이 대명2동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강당에서 한국 가락 연습에 한창이다.

첫 수업에 참가한 브라다(25·러시아)씨는 "시베리아 지방에서 2년 전 한국에 시집 온 후 한글과 한국문화에 서툴러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장구와 꽹과리를 두드리고 나면 고국에 대한 진한 향수도 잊게 해 준다"고 말했다.

북과 장구, 징과 꽹과리를 든 이주여성들의 품새는 서툴지만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만큼은 우리 가락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찼다.

중국 길림성에서 시집 온 징리지엔(30·중국)씨는 "집에만 있는 게 많이 답답하고 울적했지만 이렇게 장구를 어깨에 메고 신나게 두드리니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태화(46·여)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낯선 땅에서의 결혼생활로 우울증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민자여성들의 스트레스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신명나는 우리 가락을 배우는 이주여성들이 풍물을 통해 한국생활에 활력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풍물단은 지난 2월 여성가족부 위탁 전국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 후원사업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업으로 전국 45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중 유일하게 대구 남구청이 선정돼 올해 500만원의 예산을 지원 받는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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