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1천200t급 초계함 천안함이 3월 26일 밤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인해 침몰했다. 함정에 승선해 작전을 펼치던 승조원 104명 중 58명이 구조되고 46명은 실종되는 대참사가 빚어졌다. 해군 역사상 초계함급 이상 대형 전투함이 폭발에 의해 침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천안함은 1989년 취역했으며 해상에서 적의 습격에 대비하여 경계하는 군함이며 1999년 1차 연평해전 때 참전했던 바로 그 함정이다. 당국은 폭발에 대해 몇 가지 추측과 가능성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아직 정확하게 사고 원인 규명을 못하고 있다.
"내 자식들이 살아 있어 천만다행이지만 실종된 다른 장병들도 하루 빨리 구조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50명에 가까운 실종자 수색이 늦어지자 구조된 장병의 가족들이 한 말이지만 이는 그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이었다.
"누구보다 효심이 깊은 내 아들이 차가운 바다 속에서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 있다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 제발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를 두 손 모아 빕니다." 실종자 가족 중 어느 분의 말처럼 당해 보지 않은 이들도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실종된 심영빈 하사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확인을 해 봤지만 통화를 한 기록이 없다. 애끊는 부정(父情)이 빚어낸 해프닝이 아닌가 한다." "오리정은 춘향이가 이 도령과 구곡간장이 녹아내리는 듯이 애끓는 이별을 나눈 곳이다."
앞서 인용한 문장에 나오는 '애끊는 부정' '애끓는 이별'에서의 '애끊다'와 '애끓다'를 헷갈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애끊다'와 '애끓다'는 '애-끊다'와 '애-끓다'로 되어 있다. 두 단어에서 공통되는 '애'는 '창자'를 가리키는 옛말이다. 그 다음에 나오는 단어가 '끊다'와 '끓다'이다. '끊다'는 길게 이어진 것을 따로따로 떨어지게 하다, 목숨을 없애다 등을 뜻하며 '끓다'는 액체가 뜨거워져 부글부글 솟아오르다의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애끓다'는 몹시 답답하거나 안타까워 속이 끓는 듯하다, '애끊다'는 몹시 슬퍼서 창자가 끊어질 듯하다란 뜻으로 생각하면 구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창자가 끊어질 만큼 슬플 때는 "애끊는 사모의 정" "애끊는 통곡" 등으로 '애끊다'를, 속이 부글부글 끓을 만큼 몹시 답답하거나 안타까울 때는 "애끓는 하소연" 처럼 '애끓다'를 써야 하는 것이다.
이번 천안함과 같이 불의의 사고가 일어났을 때 조속한 원인 규명과 함께 실종자 수색이 이뤄져 가족들의 애끊는 통곡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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