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신현국 시장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였다. 이한성 의원과 갈등이 회복 불능의 단계로 접어든 데다 최근 실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신 시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이 의원이 신 시장을 공천에서 배제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고, 공천심사위가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심 가는 대목이다. 또 지지율에서 현격히 앞서고 있는 신 시장이 공천에서 탈락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와 벌일 맞대결 결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갈등의 뿌리
이 의원과 신 시장은 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을까? 지난 총선에서 신 시장이 무소속 김수철 후보를 도운 것이 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하지만 신 시장은 이 대목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두 사람 간 관계를 한꺼풀 벗겨보면 지역 정치 권력을 두고 두 세력 간 10여년에 걸친 묵은 반목과 적대감이 자리를 하고 있다. 우선 문경에서 신영국·신국환 전 국회의원이 2번에 걸쳐 선거에서 직접적으로 맞붙었고, 이 과정에서 민심이 두 편으로 나뉘었다. 신영국 전 의원은 3선을 거쳤고, 신국환 전 의원은 초선을 지냈다.
두 사람의 갈등은 후배들에게 전해진다. 신영국 전 의원은 신현국 시장을 지지했고, 신국환 전 의원은 박인원 전 문경시장과 정치적으로 한 배를 탔다. 박인원 전 시장과 신현국 시장은 2002년, 2006년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1승1패. 이어 박인원 전 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이한성 의원을 돕게 된다.
결국 '신영국-신현국' 대 '신국환-박인원-이한성'으로 대표되는 지역의 두 정치 세력이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정치 헤게모니를 두고 대결을 펼치면서 회복하기 힘든 관계로 벌어졌다. 지역 민심도 둘로 갈라졌다.
이한성 의원과 신현국 시장 간 갈등은 단순히 두 사람 간 코드가 맞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뿌리가 다른 두 세력 간 대결에 따른 불가피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이 지지율에서 타후보를 압도하고 있는 신 시장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제명까지 추진하는 등 정치적으로 다소 무리수(?)를 두는 배경에 이 같은 두 세력 간 반목과 적대감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립을 두고 지역에서는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도 쉽지 않은 마당에 서로 싸움을 반복하는 것에 진절머리가 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승자는 누구?
신현국 시장은 "지금까지 추진했던 일을 마무리하기에 4년이 짧았다"며 재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체육부대 이전, 관광특구 후속 조치, 군인올림픽 유치, 농업 육성 등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공천은 이 의원이 아닌 공심위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반드시 공천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며 "중앙당에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진 전 문경시 농업기술센터소장은 '준비된 농업시장'을 내세우고 있다. 문경의 특산품인 오미자와 약돌돼지를 처음으로 상품화하면서 농업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문경을 위해 미래지향적인 투자를 하고, 투명행정·열린행정으로 문경의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공천 여부와 관련, 그는 "공천을 받으면 현재의 구도에서 역전돼 신 시장을 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사인 고재만 전 문경시의원도 공천을 자신했다. 그는 "지지도와 인지도에서 이 전 소장을 앞서기 때문에 반드시 공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 시장경제 활성화, 문화관광 및 스포츠 세계화 등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해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임병하 전 문경경찰서장은 "역대 민선시장 선출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대립해 지역이 분열됐다"며 화합을 화두로 내세웠다. 그는 관광육성, 지역 균형발전, 교육활성화를 통한 인재양성, 녹색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약속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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