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혼이민여성 "우리도 선생님 됐어요"

상주시 희망근로 4명 선정…어린이집 등서 영어 가르쳐

한국에 시집온 결혼이민여성들이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됐다.
한국에 시집온 결혼이민여성들이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됐다.

"한국에 와서 나도 선생님이 됐어요."

필리핀에서 상주로 시집 온 아이비(33·상주시 부원동)씨는 요즘 행복감에 젖어 있다. 상주로 시집와 정착한 지 10년 만에 영어선생님이 됐기 때문이다.

아이비씨는 "가정형편을 생각해서 늘 취업을 하려고 생각했으나, 우리가 일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시에서 마련한 저소득 결혼이민여성 대상 희망근로사업에 합격(?),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됐다. 한국에 와서 집에만 있던 그는 이제 매일 아침 출근을 하는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아이들이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말을 잘 들을 때 기분이 최고 좋아요!"

상주시 희망근로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결혼이민여성들은 모두 4명. 당초 13명이 지원했으나 심사과정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우며 학력이 있는 4명이 선발됐다.

필리핀 출신 2명은 영어선생님 역할이고, 베트남, 캄보디아 출신 2명은 어린이집 등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공부와 놀이를 함께 해준다. 이들은 한국에 시집온 지 4~10년차로 이제는 모두 한국어에 능통하다. 이들이 참여하는 외국어 교실은 어린이집 2곳, 지역아동센터 1곳, 저소득층 아동 24명 등 총 8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에게 외국어는 물론 친정(?) 나라의 문화도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등 다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임무다.

상주시 사회복지과 오은수 여성보육담당은 "외국어 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외국인과 함께한다는데 호기심을 갖고 있으며, 원어민 여성들에게 직접 언어를 배우며 수업이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상주시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여성은 작년 말 현재 456명으로, 베트남 출신 251명(55%), 중국 106명(23%)을 비롯해 필리핀, 캄보디아, 일본 등 순이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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