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

데이비드 웨슬 지음/이경식 옮김/랜덤하우스 펴냄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사가 문을 닫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적 금융 위기가 닥친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이사회 의장은 언론, 납세자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금융 공황을 헤쳐 나가느라 안간힘을 다한다.

이 책은 버냉키가 중심이 되어 금융전쟁의 최전선에서 내렸던 대응과 결정 등 긴박한 순간들을 전한다. 금융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전임 앨런 그린스펀의 공과, 유럽중앙은행과 연준의 갈등, 티모시 가이트너 당시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현 재무부 장관) 등 주변 인물들의 성향과 능력, 버냉키의 개인적 성향과 그의 공과 등을 다룬다. 조용한 학자였던 버냉키는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애매모호한 수사로 카리스마를 뿜어냈던 그린스펀 시대와는 다른 투명함과 명료함으로 미 연준을 변화시키며 자신의 새로운 리더십을 알리게 된다.

버냉키는 부실한 금융 기업들에 국민들의 세금을 쏟아부어 금융 위기의 불을 껐지만 금융 위기 발생과 해법의 과정에서 제기되는 경제 체제에 대한 질문은 따로 남는다. 저자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금융 위기를 다뤘지만 그는 미 금융가에 우호적인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로서 버냉키에게도 비교적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496쪽, 2만5천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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