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이스를 훔쳐라" 발 가벼워진 사자군단

시즌 초반 삼성 라이온즈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이다. 루상에 나간 주자는 너나 할 것 없이 베이스를 훔칠 준비를 한다. 투수가 와인드업에 들어가면 선수들은 다음 베이스 쪽으로 발돋움을 하는 '스킵동작'으로 내야를 흔든다. 짧은 안타에도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하려는 과감한 베이스러닝이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8경기째 팀 도루는 13개. 8개 구단 중 가장 많다. 2위 LG와는 7개차이며 '육상부' 두산(4개)보다는 3배나 많다.

발야구의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6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 삼성은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3개의 베이스를 훔쳤고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상대의 실수를 유발, 득점까지 올렸다.

톱타자 이영욱의 발은 가벼웠다. 이영욱은 2회 선두타자 박진만이 투수 강습 안타로 출루하자 3루 쪽 기습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넥센 3루수 김민우가 전진 수비를 펼쳤지만 이영욱을 잡지 못했다. 7회에는 2루수 옆으로 타구를 날려보낸 뒤 베이스에 안착했다. 빠른 발이 만든 내야안타였다. 이영욱은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도루 공동 1위(3개)에 이름을 올랐다.

지난해 '20-20클럽'에 가입한 강봉규도 4회 도루 하나를 추가(시즌 2호)하며 워밍업을 마쳤다. 강봉규는 박한이의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삼성이 6대1로 앞선 6회초 넥센이 2점을 따라붙으며 3점 차로 좁히자 삼성은 또 한번 발야구를 선보였다. 6회 2사후 우중간 안타로 1루에 나간 채태인이 다음 타자 강봉규의 좌익수 앞 안타 때 거침없이 3루로 내달렸다. 타구가 느렸지만 다소 무리가 따른 베이스러닝. 하지만 넥센 좌익수 유한준이 던진 공이 3루 베이스 옆으로 빠지며 채태인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주자 1, 2루의 상황을 과감한 베이스러닝으로 득점까지 연결한 것이다. 삼성은 이 한점을 더 보태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 발야구의 주목할 점은 이영욱·강명구·김상수·신명철·강봉규 등 발 빠른 주자뿐만 아니라 발 느린 선수까지 가세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시즌 내내 한 개의 도루밖에 없었던 최형우는 4일 한화전에서 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1호 도루에 성공했다. 이날 박석민은 1대1 상황에서 8회초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후속 최형우의 중견수 쪽 짧은 안타 때 멋진 베이스러닝으로 승리를 불러왔다. 중견수 정면 안타여서 3루 진루가 쉽지 않았지만 박석민은 중견수의 수비동작이 느슨한 틈을 타 곧바로 3루까지 내달렸다. 박석민은 한화 투수 데폴라의 폭투로 홈을 밟아 후속타자의 안타 없이 결승점을 올릴 수 있었다. 최무영 운영팀장은 "언제든지 도루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 배터리를 교란할 뿐만 아니라 성공시 득점 가능성도 커진다"고 했다.

한편 이날 삼성 선발 크루세타는 최고 149km의 직구를 뿌리며 5와 2/3이닝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야구 전적(6일)

넥센 100 002 000 - 3

삼성 211 201 00× - 7

△승리투수=크루세타(2승) △패전투수=김수경(1패) △홈런=최형우 1호(4회 1점, 삼성)

KIA 3-1 SK

롯데 7-5 LG

두산 3-2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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