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눈높이에서 말하고 들어주면 바르게 자라
혜은 : 아빠 군인은 뭐 하는 사람이야?
아빠 : 나라를 지키는 사람.
혜은 : 왜 나라를 지켜?
아빠 : 나쁜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쳐들어올까 봐.
혜은 : 우리나라 군인하고 북한 군인하고 마음이 달라? 그래서 싸우는 거야?
아빠 : 응.
혜은 : 그래도 참아야지.
아빠 : 우리나라를 뺏으려고 하는데?
혜은 : 그래도 양보해야지.
아빠 : 그러면 우리나라가 없어지는데?
혜은 : 그래도 착해야지.
답답하고 억울하고 분할 때, 즐겁고 재미있고 감동스러울 때, 누가 말을 시키지 않아도 묻지 않아도 아이들은 말을 하고 싶어 견딜 수 없어서 말을 쏟아낸다. 마주이야기 교육은 이렇게 아이들 입에서 터져 나오는 말을 들어주고 알아주고 감동해 준다. 그렇게 교육을 하면 아이들이 속 시원하게 자라고, 그 시원한 기분은 즐거운 자신감으로 쌓여 간다. 즐거움으로 쌓이고 쌓인 자신감은 하고 싶은 것들로 가득 차오르고, 아이들은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만큼 해내면서 자란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말하고 듣는 일만 잘 해도 아이들은 바르게 자란다고 믿고, 현장에서 그런 교육을 실천해온 이가 있다. 이 책의 저자 박문희가 그다. 그는 아이들의 입에서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애써 가꾼 착한 삶이 깨끗한 우리말로 터져 나온다고 믿는다.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 말을 재미있게 듣고 감동하고,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기 말에 감동하는 것을 보고 또 감동한다. 그러면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자란다.
그는 서울에서 유치원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하는 말을 으뜸 자리에 두는 마주이야기 교육을 20년 가까이 계속해오고 있다. 우리 교육은, 더구나 유아교육에서 하는 교육 방법은 모조리 다 외국에서 들어온 교육방법이지만, 마주이야기 교육 방법만은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에서 나왔다고 한다. 저자는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글쓰기 공부모임에서 이오덕 선생님을 처음 만났고, 이오덕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유아교육에서 마주이야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아이들이 주고받는 말을 못 하게 하고, 가나 오나 어른들 말을 듣기만 해야 하는 것, 아이들의 말을 빼앗고 삶을 빼앗고 그저 어른들이 주는 말만 앵무새처럼 외우면서 시들어가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그래서 낮에는 유치원에서 아이들 말을 들어주고, 새벽에는 아이들 마주이야기 공책을 읽었다고 한다. 아이들 말을 읽다 보니 아이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많아졌고, 마주이야기 공책에 하고 싶은 말을 직접 적기도 했다. 마주이야기 공책은 집에서 부모가 아이와 함께 써나가고, 해마다 한번씩 마주이야기 큰잔치를 열어 아이들의 말을 더 들어준다.
이 책을 읽으면 아이들이 어릴 때 정말로 함께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는 마주이야기 시집 를 엮었고, 마주이야기 교육론 를 썼다. 아이들 마주이야기에 백창우가 곡을 붙여 만든 시노래 그림책 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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