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뮤지컬 들여다보기] ④ 피겨 스케이팅과 뮤지컬

감성 연기 필요한 피겨에도 뮤지컬 음악 사용할 경우 표정 연기 수월

한동안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피겨스케이팅 열풍이 지나갔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금메달 소식에 이어 2010세계선수권대회까지 김연아 선수가 화제의 중심이었다. 뮤지컬 이야기 도중에 뜬금없이 웬 피겨 이야기냐고 할지 모르지만 피겨 스케이팅의 배경음악에도 뮤지컬 이야기가 숨어 있다.

▶피겨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뮤지컬 음악

김연아 선수가 2007~2008 시즌 프리 스케이팅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던 뮤지컬 음악이 대표적인 예이다. 의 유명한 뮤지컬 넘버인 'Sun and Moon' 'The Last Night of the World' 등 10여곡을 편집해 배경음악으로 삼았다. 그 중 핵심이 되는 'Sun and Moon'은 뮤지컬 에서 주인공 킴과 크리스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에 나오는 노래이다. 김연아는 2007년 갈라 콘서트 배경음악으로 뮤지컬 의 'Once Upon a Dream'을 사용하기도 했다. 얼마 전 치러진 동계올림픽에서도 다양한 뮤지컬 넘버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다. 차세대 한국 피겨의 유망주 곽민정의 이번 시즌 프리 스케이팅 배경음악이 이었고, 미국의 레이첼 플랫이 쇼트에서 뮤지컬 음악을, 러시아의 알레나 레오노바와 일본의 스즈키 아키코가 프리에서 각각 뮤지컬 와 를 배경음악으로 연기를 펼쳤다.

▶갈라쇼와 아이스쇼에 쓰인 뮤지컬 넘버들

점수 경쟁이 치열한 쇼트나 프리 경기에 비해 배경음악 선택이나 안무 등에 제약이 없는 갈라쇼나 아이스쇼에서는 뮤지컬 넘버를 더 자주 만날 수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 갈라쇼 마지막에 캐나다 가수가 부른 'This is The Moment'는 뮤지컬 의 대표곡이다. 지난해 'KCC 스위첸 Festa On Ice 2009'는 '뮤지컬이 어우러진 최고의 무대'라는 찬사를 받았다. 1부 공연 오프닝으로 뮤지컬 가운데 크리스틴의 노래인 'Think of Me' 음악에 맞춰 김연아 선수가 솔로 연기를 보여주었고, 스테판 람비엘 선수와 함께 'The Point of No Return' 곡에 맞춰 페어 연기를, 오프닝의 마지막엔 'The Phantom of The Opera'에 맞춰 모든 선수들이 화려한 군무를 선사하기도 했다. 피날레 역시 뮤지컬 의 곡들로 장식했다. 무대 위에선 뮤지컬 배우들의 공연이, 은반위에서는 아이스쇼에 참가한 선수들이 'Mamamia'와 'Dancing Queen' 음악에 맞춰 경쾌하고 흥겨운 안무를 선보여 마치 은반 위의 뮤지컬 갈라쇼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스피드와 드라마틱한 감동의 접목

왜 스케이터들은 배경음악으로 뮤지컬 넘버를 선택하는 것일까? 스피디한 피겨 스케이팅과 드라마틱한 감동을 접목시킬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배경음악은 예술적인 연기를 보다 극대화시켜 주는 요소이다. 뮤지컬에서 음악이 배우들의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이듯 감성 연기가 필요한 피겨에서도 뮤지컬 음악을 사용할 경우 표정 연기가 수월해진다. 여기에 안무와 곡 해석이 조화를 이룬다면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친숙한 음악을 통해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뮤지컬 음악을 들으며 은반 위의 요정들이 펼치는 연기를 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최원준(㈜파워포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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