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과 건강] <4> 달리기

"몸·자세 체계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

신진교(47) 대구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 단장(계명대 경영학과 교수)은 항상 자동차 트렁크에 운동복과 운동화를 넣어 다닌다. 운전하다가도 뛰기 좋은 코스만 발견하면 차를 세우고 옷을 갈아입은 뒤 달리기 위해서다. 그의 달리기 사랑은 2001년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구직이라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고 저녁에는 대인관계를 위해 술도 많이 마셨죠. 30대 후반은 한창 일에 빠져 있을 시기잖아요. 그런데 2, 3개월만에 에이즈에 걸린 것처럼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더라고요."

피부과 병원을 꼬박꼬박 다니며 약을 꾸준히 챙겨 먹어도 허사였다. 반점 탓에 목욕탕 가는 일도 꺼려졌다. 주말에는 잠을 푹 자도 몸이 무거웠고 피곤함은 오히려 더했다. 피부병뿐만 아니라 통풍에 지방간 판정까지 겹쳐 스트레스가 말이 아니었다.

주위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하지만 골프연습장에서 30분 정도 연습을 했는데 하체가 후들거려서 중심을 못잡았다. 먼저 하체 단련이 필요해 시작한 것이 달리기였다. 일주일에 서너번씩 인근 학교 운동장을 꾸준히 뛰었다. "매번 15~25바퀴 정도 돌았으니까 평균 10㎞ 정도 달렸어요. 그냥 준비 없이 무작정 뛰었죠. 힘들어도 눈 딱 감고 버텼어요. 뛰다 보면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 없었어요."

한 달이 지나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를 줄기차게 괴롭히던 반점이 싹 사라진 것이다. 통풍과 지방간도 없어졌다. 신 단장은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게 최적의 운동이 달리기란 확신을 가졌다. "그때부터 인터넷을 뒤지며 달리기를 분석하기 시작했죠. 식이요법이나 주법, 기록 단축 등을 공부했습니다."

체계적으로 공부하면서 운동 강도도 점차 단계를 높였다. 그가 애용하는 코스는 신천둔치. 일주일에 한번은 상동교~팔달교를 돌아오는 25㎞의 장거리를 뛰었고 두번씩 10㎞의 단거리를 소화했다. 그렇게 달린지 4개월만에 풀코스에 도전했다. 2002년 경주벚꽃마라톤대회였다. 이후 한 해에 많게는 5, 6차례씩 대회에 참가했다. 최고 기록도 3시간4분으로 상당히 좋아졌다.

"달리기는 하체 관리가 가장 중요하죠.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결국 부상으로 이어지니까요. 양발을 일자로 해서 달려야 합니다. 그래야 몸의 균형을 이뤄 오랫동안 달릴 수 있죠. 저도 처음에는 자세가 좋지 않아 무릎이 아팠는데 자세를 바르게 한 뒤에는 괜찮아졌어요." 신 단장은 자신은 클럽 활동을 할 여유가 없어 혼자 달리기를 터득했지만 입문하려면 반드시 클럽에 가입하거나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절에 따라 달리는 방법을 다르게 한다. 달리기에 가장 위험한 겨울에는 몸을 충분히 풀고 달리는 것이 부상 방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너무 추울 때는 차라리 헬스장을 찾아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여름에는 밤 시간을 이용하되 속도나 거리를 보통 때보다 20% 정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는 마라톤에 대한 편견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보통 마라톤을 하면 무릎이 안 좋아진다고 하는데요. 무릎이 아픈 것은 관절 통증이 아니라 무릎 인근의 근육 통증 때문입니다. 근육이 약해 아픈 것이죠. 이 때문에 몸과 자세를 체계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죠. 저도 너무 바빠 2주 정도 운동을 못하면 처음 마라톤을 시작하는 것처럼 단계를 밟습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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