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회식없는 부부주간 만들자"…톡톡튀는 출산장려 표어

포항시 공모전

"부부에게 여가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회식 없는 주간(週間)을 만들자."

"다자녀가정에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주자."

포항시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산장려 아이디어·표어 공모전'에 제출된 톡톡 튀는 저출산 대책 아이디어들이다. 상금 300만원을 걸고 최근 2개월 동안 접수를 받은 이번 공모전에는 아이디어 137건과 표어 1천468건 등 모두 1천605건이 접수됐다.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편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한 탓인지 공모전에는 출산장려를 위한 기발하고도 절박한(?) 아이디어와 표어들이 적잖게 눈에 띄었다.

회식이 없는 주간을 만들어 부부에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자는 것에서부터 다자녀가정에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주거나 공공기관에서 임산부가 최우선적으로 민원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등의 아이디어들이 접수됐다. 지방자치단체에 유아용품 무상 대여센터를 설치해 양육비용을 줄여보자는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포항이란 지역성을 고려해 아이 하나씩만 더 낳아 51만명가량인 포항시 인구를 100만명으로 늘려보자는 설득력과 현실성 있는 제안도 주목을 끌었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표어들 중에서도 참신한 것들이 많았다. '부모가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기다리는 아이를 만나지 않으시렵니까' '사는 멋을 아는 나이가 되면 하나론 외로워질 것입니다' '줄줄이 낳은 아이, 길어지는 희망의 끈' '아빠, 엄마, 아이=희망, 희망을 키우세요' 등 출산을 삶의 희망과 행복으로 연결짓는 표어들이 눈길을 끌었다.

출산을 억제할 당시 유행했던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를 패러디한 '덮어놓고 낳다보면 웃음보를 못참는다'라는 표어는 유쾌함을 안겨줬다.

포항시는 대학 교수와 시민 단체, 출산장려정책 관련 전문가 등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19일 포항시청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디어와 표어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선작으로 선정된 아이디어들은 출산장려 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표어들은 출산장려를 촉구하는 공식 표어로 활용한다.

포항시 장숙경 저출산대책 담당은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와 표어들이 많이 접수된 것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라고 했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