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여러 가지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죠. 하지만 막상 손님들이 별로 참여를 안 해요. 그냥 와서 하룻밤 자고 가기 바쁘더라고요. 체험을 준비하려면 시간도 많이 소비되고 손도 많이 가잖아요. 지금은 체험을 거의 안 합니다."
한옥 숙박을 하는 한 운영자의 이야기다. 물론 체험프로그램이 부실한 탓도 있지만 한옥을 단순히 숙박 개념으로만 생각하는 도시인들의 선입견도 문제다. 그냥 한옥이 어떤 곳인지 구경만 하다 자고 오면 그만이라는 방식으로는 한옥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없다. 한옥 체험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 보자. 경북의 주요 한옥 체험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고령 개실마을
이곳의 최고 인기 체험은 엿 만들기다. 준비해 둔 조청으로 엿가락을 만드는데 체험에 40~50분 정도 걸린다. 이 외에도 천체망원경 2대를 통해 밤하늘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는 별자리 체험이나 소원이 적힌 등에 불을 붙여 날리는 소원등 날리기 등도 해볼 수 있다.
◆안동 지례예술촌
1년에 10회 정도 제사체험을 할 수 있다. 제사상 놓는 방법이나 제사 예절 등에 대해 잘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유용하다. 한복 입기나 탈 그리기 등도 해볼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옛책만들기가 인기있다고 한다. 전통 방식 그대로 한지에 구멍을 뚫고 책을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경주 수오재
전통 구들 방식의 아궁이 체험을 할 수 있다. 한옥 뒤편 솔밭에 가서 나뭇가지를 줍고 이를 아궁이에 때면서 감자나 고구마를 구워먹을 수 있다. 솔밭에는 해넘이를 한눈에 지켜볼 수 있는 석양대가 있다. 또 주위에 효공왕릉과 사천왕사지, 선덕여왕릉, 진평왕릉 등 유적이 많아 답사가 가능하다. 운영자가 직접 제작한 '신라 윷놀이'도 해볼 수 있다. 단체를 대상으로 운영자가 명상프로그램이나 묵음 기행 등도 진행하고 있다.
◆안동 수애당
이곳에서는 한지 손거울 만들기 체험이 인기다. 한지를 이용해 색깔별로 손바닥만한 거울을 만드는데 아이들이 좋아한단다. 또 대나무를 이용해 솟대(민간신앙을 목적으로 또는 경사가 있을 때 축하의 뜻으로 마을 입구에 세우는 긴 대) 만들기도 할 수 있다.
◆안동 오천군자마을
한 달에 2, 3회 시내 공연단을 초청해 음악회를 연다. 마당에서 1, 2시간 정도 전통과 현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영주 선비촌
나무 공예나 짚풀 공예 등을 해볼 수 있다. 부채 만들기나 사군자 그리기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단체의 경우 떡메치기를 해볼 수 있다.
◆안동 하회마을 북촌댁
하회마을 역사와 한옥에 대해 운영자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또 아침에 전통 놋그릇을 이용한 전통 한정식을 먹을 수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건립 연도'지역 제각각 '수오재'훼손 위기 한옥 옮겨와 재조립
경주 배반동에 위치한 수오재는 사연이 있는 한옥민박이다. 총 5채가 있는데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던 한옥들이 아니고 모두 다른 곳에서 옮겨온 것들이다. 문화유적이 좋아 전통문화알리미로 활약하고 있는 운영자 이재호씨는 "전국적으로 많이 돌아다니는데 개발로 인해 답사했던 지역의 한옥들이 2, 3년 뒤에 없어지는가 하면 문중에서 그냥 방치해 폐가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옥을 살린다는 의미로 1996년부터 전국적으로 훼손될 위기에 있는 한옥들을 해체해 이곳으로 옮겨와 다시 조립한다. 경남 마산이나 칠곡 석적면, 영천 임고면 등 지역도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어떤 한옥은 수백 년 된 것도 있다. 이씨는 실내 화장실이나 주방만 현대식으로 바꾸면서 최대한 고택의 맛을 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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