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일상생활 적응 훈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김승훈(가명·25·지적장애인 2급)씨는 매일 아침 대구대학교 직업재활학과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김씨가 도착한 곳은 작은방 2개, 베란다, 거실, 욕실 및 주방을 갖춘 학교 내 아파트. 이곳은 직업재활학과에서 지난 3월에 오픈한 지역 최초의 일상 생활훈련실이다.
일상 생활훈련실은 미국, 북유럽 등 선진국 및 서울 등 다수의 지적장애인 교육시설에서 시도하고 있는 신개념 교육환경으로 일반 가정과 동일하게 꾸며진 환경에서 장애인들이 자립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는 곳이다. 김씨는 이곳에서 직업재활학과 실습조교 및 재학생들로 이루어진 훈련 교사들과 함께 단정한 외모 유지, 재정 관리, 요리하기, 청소하기 등 자립을 위한 일상 생활기술을 배우게 된다. 현재 대구대 일상생활 훈련실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발달 장애인은 4명.
이근용 직업재활학과 교수는 "지적장애인의 고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일상 생활 기술이지만 학교 교육에서 제공하는 훈련은 한계가 있다"며 "효과적인 생활 훈련을 위해서는 가정환경과 유사한 공간에서 훈련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달 장애인들은 또 학생식당, 카페테리아, 도서관, 부속 농장 등에서 업무 보조를 하며 다양한 직업 체험 교육을 받게 된다.
훈련생의 어머니 김희숙(45)씨는 "아들이 집에 오면 설거지나 청소도 하고 매일 아침 학교에 가고 싶어 한다"며 "교육기간이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상당한 훈련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9일에는 대구지역 내 복지관 훈련생 25명이 생활 훈련실과 교내 직업 훈련실에서 1일 교육을 받는 등 지역 내 발달 장애인 교육 시설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 교수는 "일상생활 훈련실 운영을 통해 장애인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예정으로 있다"며 "지역 사회 차원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이러한 교육 보급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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