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주시 강동면 양동초등학교에서 제1회 경주 기계천 미군폭격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유족과 주민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본지 4월 11일, 9월 24일자 보도)
경주 기계천 미군폭격사건은 6·25전쟁 중이던 1950년 8월 14일 경주 기계천 제방 일대에서 미군 폭격기가 피란민을 상대로 무차별 폭격, 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일컫는다.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35명, 부상자는 9명이다.
이날 합동위령제는 미 공군이 '피란민인 줄 알고도 일방적으로 폭격했다'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이하 진실화해위)가 지난해 9월 전쟁 당시 미 공군 비밀문서를 통해 확인한 뒤 유족들이 '무고하게 숨진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위령제를 봉행하고 싶다'고 관계당국에 요구했고, 경주시가 지원하면서 성사됐다.
합동위령제는 1부 위령제, 2부 천도제, 3부 추모식 순으로 진행됐다. 위령제는 이원우 유족회장의 초헌과 정승윤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의 아헌, 김종현 전국유족회 상임대표의 종헌, 유족들의 헌작 등이 이어졌다. 김응학 진실화해위 조사관이 진실규명 경과보고를 했고, 참석자들의 헌화 및 분양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영조 진실화해위원장은 추도사에서 "경주 기계천 미군폭격사건이 60년이 지나서야 정부기관에 의해 사건의 실체가 인정된 것에 대해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원우 유족회장은 "늦었지만 진실화해위에서 확인된 35명의 영령을 위로하고 유가족들의 오랜 한(恨)을 풀어내는 위령제를 봉행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미국이 이 사건을 합동조사 및 배상에 적극 나서도록 촉구해야 하고, 국회는 공동 책임을 지고 보상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대구경북에서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미국 관련 희생사건은 모두 40여건이지만 진실규명 결정이 난 것은 이번 기계천 사건을 비롯해 포항 흥해읍 흥안리, 예천 보문면 산성리 사건 등 3건이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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