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불 꺼진 아파트' 수도권 3배…전국 최다

1만1천가구 넘어…환산액 3조∼4조 지역경제 발목

대구는 '불 꺼진 아파트'(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에선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악성재고'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대구의 아파트 경기가 전국 최악인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한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을 돈(분양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3조~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역 경제에도 큰 짐이 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8일 발표한 2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1만1천31가구로 16개 시·도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5만37가구)의 22%에 이르며,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물량(4천182가구)의 3배에 가깝다. 경북은 5천303가구로 충남(5천757가구)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대구경북을 합할 경우 1만6천334가구로 전체의 32.6%에 이른다.

지난 연말과 비교하면 대구는 7.5%(778가구) 경북은 41.4%(1천553가구) 증가했다. 반면 전국적으론 37가구가 줄었다.

대구에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은 달서구다. 달서구는 3천839가구로 34.8%를 차지했다. 다음은 ▷수성구(2천822가구) ▷동구(1천757가구) ▷달성군(1천296가구) ▷서구(812가구) ▷북구(347가구) ▷남구(96가구) ▷중구(62가구) 순이다.

분양대행사 (주)장백 박영곤 대표는 "건설사들이 무이자 대출, 입주 후 분양가 보장제 등 간접적인 분양가 할인에 나섰지만,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계약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달서구의 경우 분양 당시 땅값이 많이 오른 상태였고 건설사들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중대형을 많이 공급했는데, 이것이 화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분양 담당자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건설사들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주고 있으며, 신규 분양사업에도 발목을 잡고 있다"며 "자금 회수를 위해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1, 2년 전부터 전세전환 분양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조만간 계약기간이 끝나 건설사 자금난 악화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도별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강원(4천975가구) ▷경남(4천373가구) ▷전남(3천610가구) ▷부산(3천99가구) ▷광주(2천869가구) 등의 순으로 많았다. 가장 적은 곳은 제주(255가구)이며 다음은 ▷대전(260가구) ▷서울(697가구) ▷인천(732가구) 등으로 나타났다.

2월 말 현재 미분양 아파트 중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비중의 경우 대구는 68.7%(1만1천31가구/1만6천53가구), 경북은 43%(5천303가구/1만2천324가구), 전국 평균은 43%(5만37가구/11만6천309가구)로 집계됐다.

중대형 평형의 아파트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중 전용면적 85㎡ 초과가 대구의 경우 65%, 경북 48.3%, 전국 51.5%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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