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음식 세계화' 찾은 음식평론가 윌리엄 기쎌라씨

유교·불교 양념궁합 안동음식 최고의 웰빙食"

9일 안동 용수사에서 열린
9일 안동 용수사에서 열린 '유교·불교의 만남,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음식 대향연'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안동지역 전통음식을 맛보며 세계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국가마다 그 민족만의 고유한 음식이 전해오고 있지만 한국의 음식은 굉장한 철학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유교와 불교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안동의 전통음식은 '웰빙'(Well-being), '슬로 푸드'(Slow food) 등 현대인들이 찾고 있는 대표적 건강 음식으로 손색이 없어요."

9일 안동 도산면 온혜리 용두산 용수사에서 열린 '유교·불교의 만남,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음식 대향연' 행사를 찾은 세계적인 음식평론가 월리엄 기쎌라(영국)씨는 유·불교 문화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안동지역 전통음식을 경험하고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 뉴욕 모모후쿠 쌈바를 운영하는 유명한 셰프(요리사) 데이비드 창씨도 "굉장히 놀랐다. 특히 무청 김치와 물김치 등 한국 전통음식의 대표격인 김치가 인상적이었다"며 "어두운 색의 발효음식을 짙은 색 그릇에 담은 것은 시각적 효과를 반감시키는 만큼 음식과 그릇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행사는 지난해 10월 수원 봉녕사에서 열렸던 '세계사찰음식 대향연'의 후속 작업으로 세계적인 음식 칼럼니스트와 요리사들이 한국의 주요 10대 사찰음식을 경험하고 그 우수성을 세계 곳곳에 알리기 위한 것이다. 그 첫번째인 이번 행사는 용수사가 기획하고 경상북도와 안동시, 유불문화교류협회, 도산구곡연대 등이 후원해 이뤄졌다.

이날 안동지역 전통음식은 조선행(52·수운잡방 연구원 이사)씨가 준비한 것으로 하수오밥과 흑임자찰밥, 양송이 헛개나무 장아찌, 표고버섯 탕수육 등 자연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들과 자연 방부 기능이 있는 솔잎 등을 활용한 50여가지의 슬로 푸드를 선보였다.

특히 한국음식의 특징인 '발효'에 초점을 맞춰 요리해낸 음식들은 미각은 물론 그릇, 색감 등 시각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정신수양을 돕기 위한 불교의 음식관과 섭생을 통한 신체 리듬의 조화를 꾀했던 유교의 음식관을 고르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선행씨는 "대부분 자연 속에서 재료를 가져왔으며 전통 발효 조리법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 음식은 계절마다 생산된 농작물을 원료로 식품화했고 이를 장기 보관하기 위해 발효시키거나 땅에 저장하기도 했다"며 "전통음식을 그대로 재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용수사 주지 상운 스님은 "전통 한국음식은 발효의 미학과 로컬 푸드의 절묘한 조화에 있다. 음식의 서구화에 따른 현대인들의 질병은 유교와 불교 음식 문화에 녹아있는 건강식을 통해 치유할 수 있다"며 "로컬 푸드야말로 세계인들이 바라는 슬로 푸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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