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씽씽' 두바퀴 녹색여행, 이웃사랑 '쌩쌩'

수성구 천율산 자전거 공동체 체험 프로그램

10일 대구 수성구 천을산 자전거공동체 회원들이 자전거로 고산 포도밭을 달리며 마을여행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0일 대구 수성구 천을산 자전거공동체 회원들이 자전거로 고산 포도밭을 달리며 마을여행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0일 오전 대구 수성구 고산동 '씩씩한어린이집 앞'. 안전모를 쓴 주민 40여명이 자전거를 옆에두고 귀를 쫑긋 세웠다. 대구공동육아협동조합과 천을산 자전거공동체가 마련한 '제1회 엄마, 아빠와 함께 떠나는 자전거 여행'에 앞서 전국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대구지부 김민수 지부장이 '안전하게 자전거 타기'를 주제로 강의를 했다.

김기화씨는 "자전거는 페달만 밟을 줄 알면 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차가 오면 피하는 법, 자전거 응급조치 하는 법 등 자전거 안전수칙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고 했다.

천을산 자전거 공동체는 매월 한 차례 동네 주민들과 아이들을 상대로 자전거 체험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마을 곳곳을 누비며 이웃간 정을 돈독히 하자는 취지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모임을 만들고 자전거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재 40여명의 회원이 자전거를 타며 이웃간 정을 나누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쯤 어린이집 종이 '땡땡' 울리자 좁다란 골목길을 통해 자전거 수십여대가 쏟아져 나왔다. 산악용 자전거에서부터 세발 유아용 자전거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자전거마다 세모난 깃발이 꽂혀 나부꼈다.

이날 여행 코스는 씩씩한어린이집~고산 포도밭~대구스타디움을 돌아오는 왕복 10km 코스. 참석자 3분의 2가 10세 이하 어린이여서 코스를 짧게 잡았다.

페달을 굴린 지 5분여가 지나자 마을을 가로지르는 매호천에 다다랐다. 강길을 따라 벚꽃이 만발했고 '졸졸졸' 개울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김덕춘(44·여)씨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아이들이 즐겁게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니 한 주간 받은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발자전거를 낑낑대며 타던 최재홍(8)군은 "예쁜 꽃을 보면서 아빠 엄마와 매일같이 자전거 놀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린이들은 오르락내리락하는 자전거길에서 훈훈하고 정겨운 모습을 나눴다. 경사진 길에 도착하자 나이 많은(?) 언니·오빠들이 동생의 자전거를 뒤에서 밀어줬다. 아빠와 함께 참여한 조수희(9)양은 "동생들보다 내가 힘이 세니까 힘든 일은 내가 도와주어야 한다"며 돕기를 자청했다.

2시간 남짓 자전거 여정을 마치고 다시 출발지점(씩씩한어린이집)에 모였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자녀 두명과 나왔다는 윤진원(44)씨는 "일 핑계로 주말에도 아이들과 보낼 시간이 별로 없었다"며 "이번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못 다한 아빠 노릇을 조금이나마 할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맑고푸른대구21 정현수 사무처장은 "자전거로 이웃간 소통하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궁극적으로는 마을 공동체로 키워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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