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걸리 열풍 맞서자" 가격 거품 쫙 뺀 와인

"막걸리야 물렀거라, 와인 나가신다."

봄철 와인의 공세가 거세다. 지난해 전통주인 막걸리 열풍에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까지 겹치며 잠시 주춤했던 와인 시장이 '거품빼기'를 통한 와인 마니아 사로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2일부터 11일까지 제3회 와인박람회가 열린 롯데백화점에서는 7천여병의 와인이 팔렸다. 이 중 단연 인기를 끈 것은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로 꼽히는 '로카세리나 무스까토 다스티'와 '빌라M'. 장성현 와인판매 매니저는 "스파클링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낮은데다 풍부한 과일향과 탄산의 청량감이 가미돼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평소 3만2천원이던 무스까토 다스티를 1만7천원에, 평소 4만원에 팔리던 빌라M을 2만5천900원에 판매하면서 행사 기간 중에만 500여병 가량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강한 맛을 즐기는 대구 사람들은 특히 바디감이 강하고, 탄닌이 풍부한 까베르네쇼비뇽 품종을 즐겨 마시며, 이 중에서도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 매니저는 "이번 행사에서는 '무똥까데' '샤또 몽페라' '샤또 고도' 등이 할인율이 높아 많이 팔렸다"며 "그 외에도 칠레산 1865도 바디감이 좋아 즐겨찾는 와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 중 가장 많은 와인을 산 사람은 1천만원 상당의 와인을 한꺼번에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병에 100만원에 육박하는 특등급 와인 6병과, 30만원 선의 그랑끄뤼 끌라세 와인 7병, 그 외에도 칠레산 프리미엄 와인과 호주산 와인 등 40여병을 구매한 것. 장 매니저는 "평소에도 매장을 자주 찾는 와인마니아 중 한 분"이라며 "판매 목적은 아닌 듯 보이고 낮은 가격에 질 좋은 와인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와인은 보관을 잘못할 경우 자칫 상할 수 있으니 와인셀러가 없다면 너무 많은 와인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장 매니저는 "와인셀러가 없을 경우에는 수 개월 이상 보관이 어렵다"며 "만약 보관을 원한다면 냉장고에 넣어두기보다는 신문지에 잘 싸서 햇볕이 들지 않는 싱크대 속 깊숙이 넣어두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한번 마개를 딴 와인을 다시 보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장 매니저는 "하프 와인(350㎖)을 사서 한번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하프 와인은 종류가 많지 않은 단점이 있다"며 "마개를 딴 와인은 진공마개를 사용해 펌프로 공기를 빼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에서는 16일부터 18일까지 상인점 식품관 와인매장에서 대규모 와인박람회를 열 예정이다. 세계 700여종의 유명와인을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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